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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처럼 흔들림 없는 주가 상승 배경에 대해 “숏커버링이 시작됐다”고 추정했다. S-Oil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높은 가격에 팔아 젖히던(공매도·숏) 투자자들이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식을 저가에 다시 사들이고(환매수·커버링) 있다는 의미다. 최대한 비싸게 팔아서 싸게 사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빌린 주식을 나타내는 S-Oil의 대차잔액이 지난해 12월 22일 5608억원까지 불어났다가 지난달 26일 4592억원까지 순식간에 1000억원 이상 줄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서 되갚고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했다. 공매도 물량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매수가 발생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유·화학업종을 중심으로 시작된 숏커버링 움직임이 건설·조선업종 등으로 확산돼 주가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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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공매도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멈추고 숏커버링(환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GS건설 등 건설주 4분기 실적이 기대를 웃돌고 조선주까지 유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오르자 저가에 살수록 이익이 커지는 공매도는 수익률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공매도 비중이 거래대금 대비 10% 이상, 시가총액 대비 0.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공매도 수익률을 계산해본 결과 삼성엔지니어링(-15.4%) 에스원(-9.7%) BGF리테일(-9.3%) 현대중공업(-8.4%) 대우조선해양(-8.1%) 등이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손해액이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손절매성 숏커버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졌다.
반대로 수익률이 양호했던 현대로템(8.4%) 롯데하이마트(7.9%) 휠라코리아(5.8%) 롯데쇼핑(3.7%) 등도 차익 실현 목적의 숏커버링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김솔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숏커버링은 주가가 반등하면서 공매도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질 때 많이 나타난다”면서 “계절상으로도 4분기 실적 시즌이 한창인 1월에 대차잔액이 늘었다가, 실적 불확실성이 걷히거나 실적 이외의 호재가 부각되는 2월에 숏커버링이 시작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4분기 실적 염려에 대차잔액이 크게 늘고 최근 주가 반등이 뚜렷한 조선, 건설 업종의 숏커버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 4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의 경우 대차잔액이 유동 주식 수의 30% 가까이까지 불어나 아주 작은 호재에도 환매수가 나오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 투자자라면 종목별 실적을 꼼꼼히 확인한 뒤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공매도가 몰린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숏커버링이 시작되더라도 기대와 달
■ <용어 설명>
▷ 숏커버링 :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린 뒤 이를 미리 팔아놓고(공매도), 나중에 가격이 하락할 때 낮은 가격에 주식을 되사(환매수) 갚음으로써 차익을 챙기는 투자.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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