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높은 수익률에도 자금이 빠져나가던 중국본토 펀드에 6개월 만에 자금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본토 펀드 수익률은 한 달 새 지수보다 더 큰 하락폭을 보이며 마이너스로 전락했다. 일각에서는 대형주 상승 타이밍이 끝나면서 중국 펀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63개 중국본토 펀드에 자금 1130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지난 7월 이후 6개월 만에 순유입을 기록한 것. 중국 증시가 후강퉁(11월), 기준금리 인하(12월)로 급등했던 연말에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했지만 증시가 조정을 받은 새해에는 유입세가 급격히 늘어났다.
중국본토 펀드 수익률은 자금 유입세에도 불구하고 상승 행진을 중단했다. 올 들어 중국본토 펀드 평균 수익률(3일 기준)은 -3.84%로 같은 기간 0.1% 하락하는 데 그친 상하이종합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연초 상하이종합지수 상승세를 배제한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5.08% 수준이다.
펀드에 들어오는 자금은 늘어나는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꺾인 것. 일각에서는 대형주 랠리가 끝나고 난 다음 뒤늦게 투자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고질적 문제가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펀드 대란이 일어난 2007년과 닮은꼴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지수 상승 국면에서 큰 폭의 수익을 냈던 펀드들이 이제는 거꾸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증권자(H)(-5.45%),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H(-4.36%) 등 대표적인 본토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들 중국본토 펀드 수익률이 지수보다 저조한 것은 국내 본토 상품이 대형주, 특히 금융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최근 증시 조정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본토 펀드가 기준지수로 삼는 CSI300지수는 연초부터 4일까지 3.73%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상대적으로 금융주 비중이 높은 CSI100, FTSE China A50는 같은 기간 각각 6.66%, 9.07%의 하락폭을 보였다.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달 19일 3대 브로커리지 증권사에 신용거래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상하이 증시의 증권·은행·보험주 주가는 시장 기대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중국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은 지난해 후강퉁 시행 이후 증시가 과열되자 정부가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펀드수익률 급락은 뒤늦게 대형주 비중을 늘
중국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조정기에 있지만 상반기 내 선강퉁(선전·홍콩 간 거래) 시행 등으로 곧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기술주·중소형주 위주 펀드가 증시 조정 속에서도 수익을 낸 것은 중소형주 전망이 밝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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