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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월 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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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에서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대접이 달라졌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대신에프앤아이(F&I)는 국내 NPL 시장 핵심 투자기관이지만 자금조달 시장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최근 수요예측에서는 기관 자금을 다수 끌어들이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올 들어 두 회사를 둘러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대신F&I가 최근 2년물(500억원)과 5년물(500억원)로 총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1900억원 청약금이 몰려 전액 기관투자자에게 매각됐다.
특히 2년물에는 발행금액의 3배가량인 1400억원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대신F&I는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발행 금액을 15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3년 만기 25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한 유암코도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총 12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2600억원 '사자' 주문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유암코와 대신F&I는 NPL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계 '대표 선수'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민간기업(또는 개인)에 대출해 준 대출금(대출채권)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을 뜻한다. 유암코와 대신F&I은 NPL 가운데서 회수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을 인수해 투자수익을 얻는다.
유암코와 대신F&I 두 회사의 NPL 시장점유율은 각각 37%와 25% 수준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서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은 안정적인 편이다.
그러나 두 회사는 유독 회사채 시장에서는 기관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NPL 투자회사 수익 구조상 차입 비용을 낮춰야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공모 금리를 낮게 제시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4월 회사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유암코는 12차례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대부분 미달 기록을 냈다. 대신F&I도 6차례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2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올해 NPL 투자회사들이 수요예측 '필패' 꼬리표를 뗄 수 있었던 이유는 기관들의 회사채 투자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 불균형 현상 덕이다. 회사채 물량이 없다 보니 유암코와 대신F&I 채권에도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대신F&I 회사채는 최근 신용등급 하락이 오히려 흥행 포인트가 됐다. 등급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대신F&I 신용등급을 AA-급에서 A+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투자처를 찾는 기관들 투자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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