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0일(14:0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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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로서는 올해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을 시도한 현대건설(AA급)이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수 기관투자자가 청약에 참여해 업계 ‘맏형’ 자존심을 세웠다. 낮은 이자로 장기 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성과도 거뒀다.
1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현대건설은 5년물과 7년물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입찰 결과 4600억원 규모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5년물에 2100억원, 7년물에 2500억원이 청약을 신청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 평균금리) 수준에서 발행됐다. 현대건설 5년과 7년 회사채 민평금리는 각각 2.465%와 2.817%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현대건설은 회사채 발행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총 예정 물량보다 1500억원 늘린 35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대표 주간사를 맡아 진행했다. HMC투자증권과 SK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현대건설은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오는 6월 만기 도래하는 공모 회사채(1500억원)를 상환할 예정이다.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금리(4.49%)를 고려하면 이번 차환 발행으로 현대건설은 연간 20억원 내외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남은 20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쓴다. 현대제철, 현대엘리베이터 등 거래처에 지급할 어음을 갚는다.
일반적인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어음은 회사 내부 현금이나 단기자금인 기업어음(CP)을 활용해 결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기록적인 저금리로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아지면서 상거래 어음을 회사채로 갚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상거래 어음은 결제 주기가 1년 이내로 짧다. 단기 부채를 장기물 회사채로 상환하면 결제일이 뒤로 미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당장 현금지출이 발생하지 않게 돼 기업 입장에서는 한층 여유로운 현금 운용이 가능해진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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