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간 회계처리 이슈, 실적 논란, 과도한 공매도 등으로 '미운오리새끼'로 치부되던 셀트리온이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16일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가격제한폭인 15%(8700원)까지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 이틀 상한가에 2월 들어서만 63.88%가 올랐다. 덕분에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6조원을 넘어섰다.
셀트리온 주가 상승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출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특허상표국은 존슨앤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이 요청한 레미케이드의 특허 재심사를 기각했다. 얀센은 향후 60일 안에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이번 패배로 레미케이드의 물질특허는 2018년 이전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의 미국 특허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이번 특허 재심사 기각이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특허상표국이 얀센의 레미케이드 특허 재심사를 기각함에 따라 미국시장에서 레미케이드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조기 출시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부터는 램시마 승인 검토를 위한 미 FDA 자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 달 뉴포겐의 바이오시밀러인 '작시오'(Zarxio)가 자문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로 승인이 지지되는 등 최근 분위기로 미뤄 승인권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램시마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미 지난 2012년 4분기부터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된 램시마는 현재 전체 시장의 19%까지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제약사 화이자가 셀트리온의 북미 판매파트너인 호스피라를 인수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호스피라는 셀트리온이 개발 생산하는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및 유럽 판매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은 또 연내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 유럽의약국청(EMA)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요 항체의약품들의 선진국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시대 도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2~2019년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의약품의 연간 매출 규모는 약 55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6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이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바이오시밀러 업체들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바이넥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알테오젠 등이 대상이다.
2월 들어 주가가 30% 이상 급등한 바이넥스는 관계사인 에이프로젠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엔브렐 시밀러의 유럽허가를 진행 중이고 알테오젠도 브라질, 일본 업체와 바이오시밀러 공동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주가 상승세를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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