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2월 기준금리를 연 2.00%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 흐름이 한은이 전망한 경로(연 3.4% 성장)에 부합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가계부채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원화가 엔화·유로화 등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부정적 효과는 어떤 것이 있나.
▲미국은 금리 정상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미국 이외의 많은 나라가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등 상반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 여타 통화 약세가 펼쳐지고 있다.
달러화 이외 개별국 통화의 움직임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유의하고 있다. 특히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원화 강세 현상을 주시하고 있다. 엔화 대비 원화 강세로 대 일본 수출이 지난해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대 유럽연합(EU) 수출은 지난 1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세계 각국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는데 한국이 금리를 동결하면 상대적으로 긴축 기조가 되는 것 아닌가.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나라들은 성장세가 대단히 미약하고, 물가가 제로에 근접하거나 마이너스인 곳이다. 이런 나라들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원화 환율 변화를 두고 일률적으로 한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현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보는가.
▲실질금리 수준 등 여러 가지 지표를 보더라도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은 전혀 아니라고 보고 있다.
-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가 한은의 전망대로 성장하고 있는 것인가.
▲지난달 올해 경제 성장률을 3.4%로 전망하면서 회복세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을 내놓은 이후 한 달간의 흐름을 갖고 기존 전망을 바꿀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 한·일 통화스와프 중단에 대한 생각은.
▲한·일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우리 금융시장 상황이 안정적이고 거시경제 여건도 건실하다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다. 한국의 외환건전성은 상당히 양호하고 36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가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여건 면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와 외환시장 여건이 어렵다면 적극적으로 통화스와프 체결에 나서야겠지만, 당분간은 외환 여건과 관련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지난해 두 차례 금리 인하 이후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오르는 등 자산 시장 회복세가 나타났다. 이에 대한 평가는.
▲주가(코스피)는 크게 상승하지 않고 일정 수준에 머물러있는 상황이다. 반면 통화완화 정책을 편 나라나 경기 회복세가 강한 미국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 주가의 회복세가 현재로서는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거래량이 늘어나고 관련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큰 폭은 아니지만, 가격도 오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가격 상승은 고령화, 가계부채 등 구조적 요인 때문에 여전히 미약하다.
- 지난해 두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실물경제 진작 효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려면 적어도 2∼3분기는 걸린다. 효과가 가장 먼저 미치는 금리·신용 등 금융경로에는 인하 효과가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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