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웰컴과 같은 대부업계열 저축은행이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30%에 육박하는 고금리 신용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포함한 저축은행 20개사의 가중평균 금리는 24.3~34.5%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서민들이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데 금융감독당국이 팔짱만 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OK, 웰컴), 각각의 계열 대부업체 등 11곳과 개인·대학생 신용대출이 많은 33개 저축은행에 대한 현장 및 서면점검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개인신용대출 규모가 큰 25개 저축은행을 점검한 결과 저축은행들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내부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저신용자들의 신용도를 면밀히 구분해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10월 중 신규 취급한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조사한 결과 대부업 계열을 포함한 20개 저축은행의 가중평균 금리가 최고 34.5%에 달했다. KB, 신한 등 금융지주계열 5개 저축은행의 금리가 15.3~18.6%이고 가중평균 금리가 10%대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들 중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도입한 저축은행은 9개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OK와 웰컴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인수 당시 승인 조건으로 부여한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을 대부분 원활히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29.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일률적인 고금리 대부업식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웰컴과 OK저축은행 계열 그룹사는 저축은행 인수 이후 대부업 광고를 줄이는 대신 저축은행 광고를 인수 이전 대비 각각 8억 8700만원, 16억 2900만원 늘렸다.
저축은행의 대학생 신용대출의 잔액은 지속적으로 줄고, 신규 취급 금리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대학생 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는 27.7%로 여전히 높다. 대학생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2074억원으로 저축은행 총 여신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생들이 일정한 소득이 없어 채무를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건호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기존 고금리 대출을 받은 대학생 차주는 저금리 대출로 일제 전환을 추진하고 신규 고객은 저축은행보다 저리의 장학재단 대출을 이용할
금감원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금리 산정의 적정성을 중점 검사항목으로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신용등급별 대출취급액 및 금리현황 등 관련 업무보고서를 1분기중 신설해 금리 부과 행태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배미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