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전자투표제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광주은행, 교보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 안랩, 현대증권, GS글로벌, NHN엔터테인먼트, SK증권 등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다음카카오도 본사를 제주도에 두고 있어 주주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전자투표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자투표제 도입을 신청한 상장사는 이날 기준으로 253개사다. 이 가운데 174개사가 올 들어 신규 신청한 곳이다. 지난해보다 신규 신청 기업이 412%나 늘었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79개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증가세가 가파르다. 전자투표제를 활용하려면 주주총회 3주 전까지 전자투표 이용을 신청하고 주주명부를 제출해야 하는만큼 다음주까지 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98%가 3월에 주주총회를 열었고, 이 중에서도 3월 21~31일에 75%가 몰렸다.
이처럼 기업들이 전자투표제 도입에 나서는 것은 섀도보팅제를 더 활용하기 위해서다.
섀도보팅제는 상장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예탁결제원이 참석 주주들의 찬반투표 비율에 따라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대리 행사해주는 제도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 성립이 주주총회 성립이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대주주의 지배력을 필요 이상으로 강화시키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 1월 1일부터 섀도보팅제를 폐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업들의 사전 준비 부족으로 인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전 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 기업에 한해 폐지를 3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12월 개정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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