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성장에 따라 필요한 투자자금을 조달함과 동시에 기업 신뢰도까지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위해 증시에 노크하는 연예기획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돌 그룹 비스트, 포미닛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우리기업인수목적2호와의 합병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9일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전망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상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140억원을 글로벌 시장 거점을 마련하고 신규 아티스트를 발굴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케이팝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는 상장사는 큐브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5곳 정도다.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2001년 증시에 입성해 터를 닦았고 YG엔터테인먼트가 2011년 상장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가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가 상장에 성공했는데,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이 577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몰린 청약 증거금만 2조2600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상장이 아닌 지분투자 형태로 자금이 유입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씨그널정보통신은 지난 2일 제작자 방시혁 씨가 주축이 돼 설립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출자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며 CS엘쏠라는 걸그룹 티아라의 소속사인 MBK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연예기획사와 자금조달 시장 사이의 관계가 향후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팝이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하고 상장 기업도 늘어나면서 기업가치 평가 등이 용이해졌을 뿐만 아니라 성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할 당시에는 유사 기업이 없어 공모가 산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시장의 신뢰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로 인정받으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거리낌 없이 투자할 정도로 시장의 신뢰를 쌓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케이팝 대표주로는 단연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꼽힌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28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규모 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산하 투자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로엔이 지난해 323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음원유통 사업인 멜론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로엔은 아이유가 소속된 로엔트리와 시스타가 소속된
가장 최근 상장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8.5% 성장했다. 전일 종가 기준 FNC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3만2650원으로 공모가 2만8000원 대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매경닷컴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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