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기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2000선을 내준 코스피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증시의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에 관심 집중되고 있다.
11일 주식시장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 연중 최고치인 2013.73을 기록한 후 사흘 연속 하락하며 197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2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는 등 경기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미 연준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퍼졌기 때문이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현지시간) 퇴임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연설에서 "연준이 조기에 점진적인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셔 총재는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했다며 뒤늦게 서둘러 올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까지 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내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우려 충격이 단기 이슈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작을 뿐더러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의 외국인 자금 유입 여부에 미국 금리인상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최근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당분간 조정이 예상된다”면서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 장기화되지는 않고 3~4월을 저점으로 반등이 예상돼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또 다른 정책목표인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고용지표는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됐다고 보기에 어렵다”며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실행에 옮겨지면서 유럽계 자금의 매수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경기의 회복속도는 역사적으로 그 어떤 경기 회복 싸이클보다 느리다”고 진단했다.
이번 이슈가 단기 충격으로 끝난다면 글로벌 유동성과 함께 주식시장을 이끌 호재로 기업실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졌던 실적 부진이 정점을 지나 회복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준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들어 1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있는 모습”이라며 "이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실어주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선진국과 신흥국은 물론 아시아 이머징 국가까지 이익 하향 조정세가 뚜렷한데 반해 한국은 2월 저점 이후 턴어라운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차별적인 이익 전망치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실적 개선 업종 가운데서도 IT와 자동차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T업종은 연초 이후 전망치 상향 움직임이 뚜렷하고 자동차업종은 지난해 4분기 실적쇼크에서 벗어나 개선 조짐을
IT업종 중에서도 수급과 가격면에서 다른 산업과 차별화를 보이고 있는 분야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꼽혔다. 자동차·부품 역시 저평가에서 벗어나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업종으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경닷컴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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