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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어느 때보다도 '매의 눈'으로 주주 권익 침해 사항이 없는지 주총 의안을 검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다. 지난주에는 그동안 주총에서 거의 목소리를 내지 않던 기관투자가들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았다. 국민연금을 필두로 베어링자산운용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브레인·트러스톤·KTB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까지 모두 주주 권익을 앞세우며 주총 안건에 반기를 들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분 0.189%를 보유한 S&T모티브의 이사 보수한도를 1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늘리는 데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에스원·신세계푸드의 주총 안건 중 일부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찬성률 78%로 통과하기는 했지만 17%가 넘는 주주(1664만주)가 반대 의사를 표출해 기업에 작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
이번주에도 현대차·현대모비스와 마찬가지로 한국전력 용지 매입에 관여한 기아차가 주총을 앞두고 있어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기타비상무이사(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중간 형태인 등기이사를 칭함)는 아직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이형근 부회장과 김원준 사외이사는 올해 임기가 만료돼 주주들로부터 재선임에 대한 판단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은 이미 김원준 사외이사에 대해 재선임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과소배당 문제와 사내이사 후보의 과도한 겸임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비록 주당 배당금을 30% 이상 확대했지만 지난해 주가가 32.4%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주 보상을 좀 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누적된 배당 가능이익은 11조8000억원이 넘는다. 또 신격호 사내이사 후보는 현재 호텔롯데 등 5개 계열회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직, 롯데제과 등 3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데 이는 과도한 겸임에 해당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된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흑자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주가가 39.9%나 하락해 주주 보상과 주주 이익 환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2.3%의 배당수익률을 제공했던 기업이 업황 악화를 이유로 단기간에 배당 정책에 급격한 변동을 주는 것은 주주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비쳐질 수 있다.
SK C&C는 변경안대로 정관이 바뀌면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이 과도하게 단축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 정관에 따르면 닷새 전까지 이사들에게 이사회 소집 통보를 해야 하지만 변경안에는 긴급을 요하는 경우 회의일 전일까지 통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단서로 달았다. 긴급성 여부에 대해 이사회 의장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다.
일동제약은 20일 주총에서 2대 주주인 녹십자와 이사 및 감사 선임안을 두고 표 대결에 나설 예정이다. 녹십자는 주주 제안으로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과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로 추천했다. 일동제약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로 서창록 고려대 교수, 감사 후보로 이상윤 전 (주)오리온 상임감사를 추천했다. 일동제약 최대주주인 윤원영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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