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간 전세금 상승액이 정권 바뀔 때마다 2배가량씩 뛴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전세시장에 몰려 전세금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정부에서 내놓은 각종 전세난 해결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114는 20일 노무현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지난 12년간 가구당 서울 아파트 전세금을 분석한 결과, 노무현 정부 5년간 평균 월간 전세금 상승액은 76만원, 이명박 정부 때는 136만원,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매달 평균 270만원씩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3인 가구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2014년 기준)이 약 484만원임을 감안하면 소득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자치구별 월간 전세금 상승액을 보면 강남3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초구 아파트 전세금이 매달 536만원씩 뛰어 오름폭이 가장 컸다. 강남구는 월 평균 437만원, 송파구는 358만원으로 파악됐다. 서초구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전세 2년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 하려면 평균 1억2864만원의 추가 보증금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만성적인 전세매물 부족에 39주 연속 상승세다. 상승폭이 소폭 둔화돼 지난주보다 0.43% 올랐다. 중구가 지난주보다 1.35%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고 관악구 1.02%, 강서구 0.96%, 서초구 0.69%, 성북구 0.69%, 중랑구 0.57%가 뒤를 이었다.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동아약수하이츠와 회현동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가 15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관악구는 봉천동 낙성현대1차와 신림동 관악산휴먼시아2단지가 1000만원씩 전세금이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신도시제외)은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커져 각각 0.15%, 0.21%씩 전세금이 상승했다. 다만 아파트 전세금이 지속적으로 뛰면서 매물품귀현상이 나타나 문의전화는 최근 들어 조금 뜸해졌다는 진단이다. 수원시 팔달구 중동이 지난주보다 0.33%로 가장 많이 올랐고 산본 0.31%, 평촌 0.22%, 일산 0.17%, 분당 0.14% 순으
아파트 매매시장도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13% 올랐다. 전세매물 부족으로 매매전환 수요가 꾸준하다. 신도시도 시세하한가 수준의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지난주보다 0.07% 올랐다. 경기·인천(신도시제외)은 광명, 안산이 상승세를 주도해 지난주보다 0.11% 상승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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