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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단지들 전경. [매경DB] |
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인근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보기 위해 줄을 섰던 이병수 씨(39·강동구 천호동 거주)의 말이다. 지금 사는 집에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소재 회사까지 전철로만 20여 분이 걸린다는 이씨가 이 동네를 찾은 이유는 신분당선 연장 개통 때문이다.
내년 2월 개통하는 신분당선 성복역을 비롯해 동천역·상현역(가칭) 등이 역사 문을 열 예정이어서 강남까지 지하철로 이르면 20분대에 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전세난 때문에 서울에서 밀려나는 사람이 늘면서 용인시 수지구 일대가 힘차게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2006년 5월 강남 3구·양천구·분당구 등과 함께 '버블세븐'에 들며 부동산 투자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 속에 뒷걸음질쳤던 곳이다.
올해 들어서는 이 지역 부동산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KB부동산 결산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용인시 수지구 주택 매매가격은 2013년 말에 비해 5.93%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1.3% 상승한 데 비하면 폭이 큰 편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 일대 아파트 몸값은 계속 뜀박질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수지구 동천동 소재 한빛마을 래미안이스트팰리스3단지 전용면적 85㎡형은 매매가 기준 올해 실거래가가 5억5000만~6억1000만원 선으로 한 달 새 1000만원 올랐다. 동천마을 동문굿모닝힐5차도 같은 면적 기준 매매가격이 4억원대 중반으로 올해 들어 2000만여 원 상승했다.
풍덕천동 소재 신정1단지 주공아파트 전용 59.34㎡형은 매매가가 3억5000만원대로 올 들어 1500만원 올랐고 지난해에 비해서는 5000만원까지 뛰었다.
오는 10월께 입주를 앞둔 풍덕천동 '래미안수지 이스트파크' 전용 84㎡형은 웃돈이 5000만~8000만원까지 붙은 상황이다. 지난 4일 수원지법 경매시장에서는 시세 4억7000만원 선인 상현동 만현마을8단지 두산위브아파트 전용 159㎡형 아파트가 2차 경매에서 최초 감정가(4억5000만원)보다 비싼 4억5178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새 아파트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문을 연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수지' 견본주택에는 당일 1만여 명을 비롯해 주말 사흘 동안 4만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양병천 분양소장은 "신도시 택지지구와 달리 수지구는 이미 명문 학군과 백화점·대형마트 같은 편의시설 등이 자리 잡았다는 점이 실수요 측면에서는 매력적인 요소"라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아파트 공급이 활발했던 2007~2010년 이래 인근에 새 아파트가 별로 들어서지 않았던 데다 신분당선 연장 외에도 인근 제2판교 테크노밸리 조성·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조기 착공 등으로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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