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지친 30대 집산다

집을 사기 위해 30대가 은행에서 대출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주로 받는 40·50대에 30대까지 가세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주담대 가운데 39세 이하 대출 잔액은 올해 2월 5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44조4000억원)보다 2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의 주담대 잔액 증가율(11.6%)을 웃도는 수치다. 또 50대(7.9%)·60대 이상(7.7%)의 증가율을 크게 앞섰다.
전체 주담대 잔액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39세 이하 대출 잔액이 전체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월 20.7%에서 올해 2월 22.7%로 2%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40·50·60대는 오히려 비중이 줄었다. 같은 기간 50대 비중은 28.9%(61조9000억원)에서 27.7%(66조9000억원)로 감소했다. 60대 이상 비중은 16.1%(34조5000억원)에서 15.4%(37조2000억원)로 줄었고 40대 비중은 34.3%(73조6000억원)에서 34.1%(82조2000억원)로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는 전세난에 지친 30대 젊은 층이 저금리 시대를 맞아 '생애 첫 주택' 구매 자금으로 은행돈을 많이 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없던 변화여서 이례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담대(금융권 전체 기준)에서 50대와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말 각각 26.9%, 15.1%에서 2014년 3월 말 각각 31.0%, 19.7%로 모두 증가했다. 이에 비해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6%에서 15.3%로 감소했다.
[문지웅 기자 / 김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