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주들이 주목 받고 있다. 석유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최근 이란 핵 협상 잠정 타결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색 원유’로 불리는 바이오 의약품을 품고 있는 화학 기업들은 정부의 바이오 코리아 육성정책과 가시적 성과 등에 따라 기업 가치가 재조명 되고 있다.
8일 글로벌 조사기관 BCC리서치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13년 2006억 달러에서 2019년 3867억 달러로 연 평균 1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 2013년 20.3%에서 2019년에는 29.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케미칼이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한화케미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3배에 불과하다.
주력 사업인 화학부분 외에 2006년부터 항체기반 바이오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해 왔다. 2014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다빅트렐’의 국내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해 11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한화케미칼은 올해중 독일 머크 세로노와 다빅트렐에 대한 기술과 판권을 수출하는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빅트렐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엔브렐로 연간 9조원 규모가 판매되고 있다. 엔브렐 복제 약품을 만들어 낸 것은 한화케미칼이 세계 첫 사례다.
국내 처음으로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상용화 하기 위해 준비 중인 SK케미칼의 PBR(지난 7일 기준)은 1.03배로 한화케미칼보다는 높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대한 미래가치 가치가 충분히 반영돼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는 SK케미칼은 지난 해 프리미엄 폐렴구균 백신 공동개발 및 판매 계약을 글로벌 백신 1위 기업 사노피 파스퇴르와 체결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세포배양방식 백신공장을 안동에 완공한 SK케미칼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SKYCellflu)의 제품 허가를 획득, 국내외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SK케미칼은 혈액제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혈액제는 인간 혈액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의약품으로 악성 종양, 백혈병, 화상 치료 등에 사용된다. 또한 2018년까지 총 1000억원 투자로 혈장분획설비를 5배 확대해 2020년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SK케미칼은 2006년 동신제약을 인수하면서 혈액제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최근 주목 받은 이수화학도 비슷한 상황. 이수화학은 자산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PBR이 1배 미만 저PBR 종목으로 최근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이수화학 PBR은 0.48배로 현재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목표가 1만2000원에 이수화학에 대한 매수추천 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이수화학은 자회사 이수앱지스 지분 44.45%를 포함해 미국의 FOB신세시스(20.01%)와 선바이오(6.71%) 등 3개의 바이오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국내 1호 항체 치료제 클로티냅을 비롯해 희귀질환 바이오시밀러 애브서틴과 파바갈 등 3종의 바이오 의약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애브서틴과 함께 세계 3번째로 개발된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 2종의 국산 희귀질환치료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 시작된다. 미국 바이오 벤처 FOB신세시스는 세계 처음으로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고 선바이
고성민 국제공인경영컨설턴트(CMC)는 “실적과 자산만으로 기업의 가치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래 가치가 충분하고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재평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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