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일찍부터 서울시청 신청사 주변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경찰과 방호원들의 경비는 삼엄했다. 출입증 없이는 청사 출입이 원천 봉쇄됐다. 오전 10시 청사 지하 3층 서울안전통합센터(일병 지하 벙커)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건위) 위원들이 서울시 직원들 안내를 받으며 하나둘 입장했다. 평소 6층에서 열리던 회의는 이날 오전 벙커에서 열렸다.
벙커 회의가 열리게 된 것은 이날 도건위에서 다룰 안건 때문이었다. 서울시는 지난달 강남구 한국전력 용지와 코엑스 등에 국한했던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까지 확장하는 도시계획안을 입안했다. 현대차가 한전 용지를 개발하면서 제공하는 공공기여를 우선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등에 사용하려는 조치였다.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강남구 주민들은 공공기여를 강남구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한 차례 충돌을 빚었다. 이날 회의에 대해 신 구청장과 강남구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예상되자 서울시는 장소를 지하 벙커로 바꿨다. 신 구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42분께 지하 벙커로 들어갔다. 신 구청장은 8분간 강남구 입장을 설명하고 퇴장했다. 우려했던 몸싸움 등 충돌은 없었지만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권해윤 동남권MIC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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