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 수준으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지만 앞서 단행한 금리인하 효과와 미국의 금리정상화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의 결과로 풀이된다. 임계치에 육박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계부채 문제도 한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물 경제를 보면 국내 경제는 소비와 투자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저물가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3개월 앞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는 기준치(100)를 웃돌아 지표상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부진했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1분기(전년동기대비) 0.7%, 2분기 0.4%, 3분기 1.2% 각각 증가했다가 4분기(-1.9%) 들어 감소했다. 월별로는 지난해 10월(-3.3%)과 11월(-3.4%) 줄었다가, 12월(1.1%)과 올해 1월(1.6%) 늘고, 2월(-4.8%) 다시 감소했다.
소비는 미약하나 최근 들어 회복되는 모습이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월(1.0%), 12월(4.6%) 플러스를 나타내다 1월(-2.9%)중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다 2월(5.5%)에 다시 증가했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10월(-1.3%)중 마이너스에서 11월(7.1%), 12월 (15.0%), 1월(10.2%), 2월(0.3%)까지 플러스를 이어갔다.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설비투자도 개선되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0월(-8.9%) 감소에서 11월(10.4%)부터 증가로 돌아서 12월(15.2%), 올해 1월(14.1%), 2월(3.6%)까지 플러스가 유지되고 있다. 설비투자지수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지난해 10월(-25.8%) 부진했지만 11월(10.0%)부터 증가로 전환, 12월(3.2%), 1월(33.1%), 2월(1.4%)까지 개선되는 모습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0월 99.9, 11월 99.8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가 12월(100.1)부터 다시 기준점 이상을 회복했다. 2월에는 100.5를 기록했다. 통상 이 지표가 100을 밑돌면 현재 경기상황이 불황국면에 놓인 것으로 해석된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2월 103.1로 기준점을 웃돌았다.
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0.8%)부터 0%대로 들어서 올해 1월(0.8%), 2월(0.5%), 3월(0.4%)까지 0%대가
대외 경제적으로는 미국발 금리정상화 움직임과 이란의 핵개발 중단에 따른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전망 등이 국내 경제의 정책 여건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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