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지속되고 전세금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도심은 물론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며 새집 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 시내 분양단지들이 1순위 마감을 이어간 데 이어 동탄2지구 등 신도시와 울산 지역 청약에 각각 2만~3만명에 달하는 1순위자가 청약에 나섰다. 일각에서 공급 과잉 염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새 집을 찾는 실수요자와 저금리 시대 수익을 올릴 투자처를 찾는 이들이 한꺼번에 쏠린 여파다.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울산 중구 약사동 '약사 더샵'에는 2만4335명이 청약해 평균 176대1에 달하는 높은 경쟁률로 모든 면적대가 마감됐다. 10가구를 모집한 전용 84㎡A형에는 당해 지역 1순위자만 5192명이 신청해 519.2대1이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동탄2신도시 2차 푸르지오'에도 567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3만3194명이나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58.5대1에 달했고 254가구를 모집한 전용 84㎡A형에는 1만8111명이 청약해 71.3대1에 이르는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역대 동탄신도시 분양단지 중 청약자 3만3000여 명이 한번에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KTX 동탄역 예정지 인근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데다 프리미엄(웃돈)이 적잖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함께 몰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탄2지구 등 신도시 공공택지와 도심지 단지들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이어지는 것은 전·월세 시장 불안과 함께 분양시장에 동참하려는 30·40대가 늘어나고 저금리로 인해 전매 차익이라도 노리겠다는 투자자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전·월세 불안 속에 3040세대 귀환이 눈에 띈다. 앞서 8일 청약을 접수한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3차'는 실수요자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963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 4006명이 달려들면서 평균 4대1에 이르는 경쟁률로 모든 면적대가 마감됐다. 지난 1일 평균 경쟁률 11대1로 청약을 마감한 광진구 자양동 '래미안프리미어팰리스'는 청약 당첨자 70%가 30·40대로 특히 30대 비중이 40%에 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30대 청약 비중이 크게 상승해 40대보다 더 큰 비율을 차지한 게 특징"이라며 "30대들이 저금리와 전세금 상승 등으로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방 도시에서는 전매 제한이 없다는 점이 투자수요를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에일린의 뜰 2차' 청약에 이어 이번에도 울산에서 2만여 명에 달하는 청약자가 일시에 몰린 게 그렇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도심 내 입지도 좋은 편이어서 청약통장이 대거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가 대거 늘어난 데다 금리도 낮은 만큼 하반기까지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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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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