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코스피가 장중 2080선을 돌파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유일하게 객장이 있는 대신증권 1층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주식 시세 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충우 기자] |
CJ E&M·컴투스·셀트리온 등…엔터·바이오주 2699억 순매수
10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75%(5.06포인트) 오른 682.02로 거래를 마감하며 연초 대비 25% 이상 급등했다. 이 같은 코스닥 상승은 개인 투자자들의 역할도 컸지만 올해 들어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 규모를 2배 이상 늘린 것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총 2699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인 1179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순매수 규모인 2조8443억원에 비하면 10% 정도이지만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전통적으로 코스닥 시장을 외면해 왔던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코스닥시장 선호도가 낮은 편이다.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주가 변동성이 커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초부터 코스닥시장 중심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연기금도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 방안도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70조원 규모의 중소형 사적 연기금을 묶어 투자 풀을 만들고 연기금과 금융업권의 주식 투자 제한도 늘리기로 하면서 연기금들의 중소형주 매수 확대를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의 역할 확대를 주문하면서 그 온기가 코스닥시장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연기금은 올 들어 바이오주와 엔터테인먼트주를 꾸준히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10일까지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CJ E&M 컴투스 에스엠 와이지엔터 등 엔터주와 셀트리온 내츄럴엔도텍 씨젠 메디톡스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주가 상위 10개 종목에 대거 포진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연기금이 매수한 종목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펀더멘털이 좋고 성장성이 있는 종목" 이라며 "장기투자 성격의 자금인 연기금 자금이 코스닥에 몰리면서 코스닥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코스피, 주춤하던 대형株 탄력받나
10일 1.5%올라 중소형주 압도…시가총액 톱10 중 9종목 상승
10일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른 2087.76에 마감한 가운데 대형주는 1.55% 상승했다. 코스피 중형주(1.11%)·코스피 소형주(0.55%) 상승률을 압도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도 네이버를 제외하고 삼성전자(0.47%) 현대차(3.72%) SK하이닉스(4.06%) 한국전력(1.28%) 포스코(1%) 등 9개 종목 주가가 모두 뛰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내내 대형주가 부진하고,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코스피 대형주는 작년 마지막 거래일부터 10일까지 1852.81에서 1976.36까지 6.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21.06%)·코스피 소형주(28.35%) 상승률에 한참 뒤떨어졌다. 심지어 코스피 전체 상승률(8.99%)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대세 상승장이 오면 투자자들 관심이 소형주보다는 대형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매수세로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한 유럽계 자금이 과거 업종 대표주 위주로 자금을 넣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형주 강세장'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본격 상승세를 타면 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쪽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대형주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조선 화학 금융주 등이 좋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4년 넘게 유지한 박스권 상단인 2100선 돌파도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과 미국 금리 인상 시점 지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시중에 풀려 있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 1분기 실적 전망치가 5주 연속 상향 조정되는 등 국내 증시 펀더멘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며 "잠재적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약해지면서 상승동력이 강해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장재웅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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