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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캐피털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을 살펴보면 르노삼성 계열인 RCI파이낸셜이 전년 대비 0.16%포인트 오른 2.49%를 기록해 업계에서 ROA가 가장 높았다. BMW파이낸셜(1.99%), 폭스바겐파이낸셜(1.1%) 등도 모두 전년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1.06%), KB캐피탈(0.82%) 등 국내 캐피털사들은 수익성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경우 ROA가 전년도에 비해 0.71%포인트나 급락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에서도 수입차 캐피털사들이 우위를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로 동종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BMW파이낸셜(0.6%), 폭스바겐파이낸셜(0.3%) 역시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산 캐피털은 업계 선두권인 현대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60%나 됐다.
국내 캐피털사들이 부진한 것은 자동차 할부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 규모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합병 이후 최하 수준인 66.7%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중소 캐피털사들의 경우엔 저축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가 늘어나고 카드사와 함께 만든 '카드복합할부' 상품도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향후 경영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수입차 캐피털 업체들은 수입차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할부 물량을 수입차 브랜드로부터 직접 받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국내 캐피털사들이 자동차 할부 사업 비중을 줄이고 다른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동산(설비) 할부, 개인신용대출 등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입차 브랜드들은 할부 물량의 최소 50% 이상을 계열 캐피털사에 배정하기 때문에 공급이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수입차 업체들이 비교적 수입이 많고 신용도가 높은 고객층을 보유한 점도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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