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록적인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채 직접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에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장외시장과 장내시장으로 구분되는데 장외시장은 전문 기관 투자가들이 거래하는 시장으로 일반 투자자는 참여할 수 없다.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은 장내시장 중에서도 일반채권시장과 소액채권시장만 해당된다.
장내시장에서 채권을 거래하는 방법은 주식과 다르지 않다.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증권사 영업직원을 통해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거래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로 주식매매 시간과 똑같다. 호가도 오전 8시부터 접수할 수 있다. 다만 채권 거래에서는 장 마감 10분 전부터 진행되는 동시호가 시간이 없다.
다만 주식을 사고 팔 때 지정가, 시장가, 최우선지정가 등 다양하게 가격을 부를 수 있는 것과 달리 채권은 지정가 호가만 가능하다. 채권은 1만원을 기준가로 가격이 표시가 되지만 거래는 1000원 단위로 할 수 있다. 주식으로 따지면 기본적으로 10주 가격이 표시가 되지만 1주씩 거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린다. 금리가 채권 가격에 대한 할인율로 작용하기 때문인데, 할인율(금리)이 낮아지면 가격이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같은 법칙 때문에 금리 방향에 따라 간단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만기가 짧지만 절대금리(쿠폰이자)가 높은 종목을 선택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금리 변동에 대한 가격 변화가 큰 장기물에 투자해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을 얻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채권의 성질을 활용한 전략이다. 개인 투자자도 장내시장에서 회사채뿐만 아니라 만기 30년의 초장기 국채를 거래할 수 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은 금리 변화에 대한 가격 변동성이 낮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단기물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금리 방향 변화에 크게 예민할 필요는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의 장내 시장 매매비중은 2011년 18.3%에서 올해 1분기 24.2%까지 증가했다. 일반채권시장과 소액채권시장의 활동계좌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8000계좌(87.1%)가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일반채권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총 389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 수요와 함께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고위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채 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종목들의 수익률은 3~5%선에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 대한항공, 풀무원식품 등 신용등급 A급 회사채들부터 아시아나항공, 현대로지스틱스 등 BBB급 회사채들도 활발하게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조건자본부증권(코코본드)의 인기도 좋다. 코코본드는 특정 조건이 발행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채권으로 유사시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일반 채권보다 위험은 높지만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덕에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 JB금융지주(신용등급 A+)가 발행한 코코본드의 유통수익률은 5.95%에 달한다.
최근에는 채권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문사와 일임계약을 통해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느는 추세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전문성 있는 회사채 투자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매년 10% 이상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직접 투자는 세금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회사채에 직접 투자하면 주식과 같이 가격 상승으로 얻는 자본차익에 대해 비과세이지만 펀드를 통해 투자한 채권에서 생기는 자본차익은 이자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회사채 투자에서도 주식 투자 만큼 기업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주식시장이 기업의 미래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기업에는 신용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참고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활용해 기업이 재무적으로 안정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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