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회사의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익명의 고위관계자 발언이 시장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SDS를 상장했고 두 회사가 지배구조 전환 핵심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삼성 오너가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남매는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식을 각각 38.74%, 19.05%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 관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SDS의 '용도'는 다른 것으로 평가됐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전체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한다면, 지배구조상 말단에 위치한 삼성SDS는 증여세 혹은 상속세 마련을 위한 오너 3세의 '실탄'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주사'든 '실탄'이든 기업가치가 높아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이들 기업에 대한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이 때문에 두 기업 주가에는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라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주사 전환이 아니라면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39배, 45배에 달하는 제일모직, 삼성SDS의 밸류에이션이 설명되기가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익명의 고위관계자' 발언에 주가가 춤을 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이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정상 납부할 것이라는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전해지자 상속세 납부를 위한 지분 매각 우려에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SDS는 각각 7.51%, 2.42% 하락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배구조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하면 어김없이 '익명의 고위관계자'가 등장해 '상속세를 납부하겠다' 또는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겠다' 등의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며 "단기간 과도하게 주가가 오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익명의 고위관계자' 발언은 당분간 계속 등장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