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1일(16:0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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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매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부쩍 높아진 매각 가격이 매각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3분기에 매각을 시작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면 대우증권 매각에 착수한다는 기본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자문사 선정 등 내부적인 준비작업을 마치면 이르면 3분기에는 본격적인 매각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은 다음달께 잔금 납부 등 매각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라 3분기 매각 시작설이 더 힘을 얻고 있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매각방침에는 변함 없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을 통해 "대우증권 매각을 연내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우증권 이외에 KDB자산운용 등 다른 금융자회사들과 묶어 패키지로 매각할 지 등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이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새로 금융당국 수장으로 오면서 매각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사라진 상황이다. 담당 국장인 손병두 금융정책국장은 "아직까지 산업은행과 매각 관련 논의를 심도있게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간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매각 시기와 방법 등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지난해에 비해 너무 높아진 대우증권 몸값이다. 지난해초(2014년1월2일 종가기준) 주당 8800원이던 대우증권 주식은 현재 1만6000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 가치만 2조2000억원이 넘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총 매각가격은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각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금융지주사들 이외에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 하나 등은 이미 규모가 있는 증권사를 갖춘 상황이라 KB 이외에는 마땅한 매수자가 없다.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또한 부임 직전까지 대우증권 IB를 총괄했던 인물이라 매수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반응이다. KB 관계자는 "매수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회사차원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없고 매각 진행 사항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임종룡 위원장이 NH농협 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KB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두고 경쟁한 적이 있어 (임 위원장이) KB의 대우증권 인수에 부정적이라는 말도 나온다"분위기를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매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지만 자금력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양증권과 현대증권 사례처럼 외국계 자본에서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자기자본 기준 국내 2위 증권사인 대우증권을 금융당국이 외국계에 넘겨줄지는 의문이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