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계열사들은 속속 법정관리에서 졸업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관리 돌입 이후 자산매각 등 회생계획안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기업회생절차 모범생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예상보다 빨리 흑자전환에도 성공하면서 사세를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6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21일 동양레저의 기업회생절자(법정관리) 조기종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동양레저가 법정관리에 돌입한지 1년7개월여 만이다. 법원은 “동양레저가 대부분의 채무를 변제해 재무구조를 파격적으로 개선했다”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동양레저는 동양파워, 동양증권 지분 등 주요자산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현금으로 법정관리에 돌입한지 1년여 만에 500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조기변제하는데 성공했다. 동양레저 채권자 변제율은 54.5%였다. 아울러 2000억원 규모 골프장 회원들의 입회보증금은 100% 출자전환했다.
회생계획안에 포함됐던 경기 안성 파인크리크CC와 강원 삼척 파인밸리CC의 대중제(퍼블릭) 전환도 성공했다. 지난달 파인크리크CC 대중제 전환 승인이 난데 이어, 이달 들어 강원도청에서 파인밸리CC까지 전환을 승인하면서 법정관리 졸업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골프장 내장객 수도 증가 추세로 전환하면서 올해 흑자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파인크리크CC 내장객 수는 대중제 전환 전인 지난해 8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명 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대중제로 전환한 만큼 10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동양레저의 법정관리 졸업으로 2013년 동양사태로 법정관리에 돌입했던 동양그룹 5개 계열사 중 모두 3개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상태다. 앞서 지난 3월 동양시멘트가 가장 먼저 회생절차를 조기종결한데 이어, 같은 달 동양네트웍스가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동양시멘트는 자회사 동양파워를 매각하며 2193억원에 달하는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 변제금액을 조기 변제했다. 아울러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동양사태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동양그룹 해체로 타격이 컸던 동양증권은 지난해 3월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에 인수되며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로 변신했다. 동양사태 이후 7분기 만인 올 1분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여전히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주)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의 법정관리 조기졸업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법원이 지난 3월
오는 29일 매각공고가 예정된 동양시멘트 매각전에는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 삼표, 유진 등이 이미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흥행 열기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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