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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코스닥지수는 713.54에 마감했다. 전날엔 715.64를 기록하며 2008년 1월 4일(719.25·종가 기준) 이후 약 7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닥은 지난달 내츄럴엔도텍 사태로 한때 660선까지 미끄러졌으나 한 달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
코스닥 상승세는 기존 주도주였던 바이오·제약주가 여전히 이끌었다. 코미팜이 7% 급등한 것을 비롯해 메디톡스 씨젠 등이 상승했다. 콜마비앤에이치 등 화장품 관련주도 상승세에 한몫 거들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동서 파라다이스 로엔 등이 상승한 반면 셀트리온 다음카카오 CJ E&M 산성엘엔에스 등이 떨어졌다.
결국 바이오·제약주가 가짜 백수오 파문을 상당히 잘 견딘 셈이다. 이는 파문 이전과 이후 코스닥 시총 순위 변화에서도 뚜렷이 읽을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내츄럴엔도텍 사건 발생 직전(4월 21일)과 현재(5월 22일) 시총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바이오·제약주는 순위가 오히려 상승하거나 제자리를 유지했다. 셀트리온이 여전히 1위를 지킨 가운데 메디톡스가 6위에서 4위로, 바이로메드가 14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코미팜도 18위에서 9위까지 뛰어오르며 10위권에 진입했다. 이 밖에 씨젠(22위→21위) 젬벡스(54위→22위) 휴온스(29위→23위) 등 바이오·제약 관련 종목이 대부분 순위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종목은 주가 측면에서도 내츄럴엔도텍 사건 이전 수준을 다시 회복하거나 넘어섰다. 메디톡스는 4월 21일 37만원이던 주가가 잠시 조정을 받으며 33만원까지 미끄러졌으나 다시 상승세가 시작되며 47만원까지 올라섰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도 7만원 후반~8만원 초반대에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주식시장의 '바이오 붐'이 워낙 거세 내츄럴엔도텍 사태 후폭풍을 삼켜버렸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열풍이 글로벌 트렌드였기 때문에 영향력이 더 강했다는 것이다. 내츄럴엔도텍이 정통 바이오 기업이 아니고, 건강기능식품 기업이었다는 사실도 파문을 털어버리는 데 한몫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바이오주에 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돼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코스닥 IT 버블과 달리 지금 바이오 업체는 숫자로 성장성을 증명한 곳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투자자들이 바이오 기업 실적 자체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눈에 띈 것은 바이오 관련주와 함께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던 게임 관련 종목의 하락세다. 지난달 21일 코스닥 시총 7위에 올랐던 '게임 대장주' 컴투스는 현재 13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또 웹젠이 13위에서 16위로, 게임빌이 30위에서 39위로 하락했다. 이들 종목 주가는 바이오·제약주와 함께 조정을 받기 시작했는데 회복하지 못하
김영준 센터장은 "게임주에 대한 기대가 워낙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지금 조정 과정을 통해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백수오 파문' 직전 시총 9위까지 올랐던 내츄럴엔도텍은 주가가 9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며 198위까지 밀린 상태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