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카드 모집의 온상 ‘종카’ 정체보니…깜짝

#. 직장인 이모(35) 씨는 지난 주말 광명에 위치한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길거리 카드 모집인’으로부터 신용카드를 신청하면 6만원을 현금으로 준다는 제안을 받았다. 일단 제안을 뿌리친 이씨는 ‘카파라치’ 제도가 떠올라 해당 카드사 고객센터를 통해 신고했지만, “자사 전속 모집인이 아니라 ‘종카’ 모집인일 경우 다시 마주치지 않는 한 잡기가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
‘종카’는 ‘종합카드 모집인’을 두고 하는 말로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기업형 점조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
때문에 카드업계가 ‘종카’로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종합카드 모집인은 카드 불법모집의 온상으로 여겨지며 카파라치 포상금도 최고액(200만원)에 달한다. 현행법상 모집인은 한 회사의 카드 회원만을 모집할 수 있지만 종합카드 모집인은 여러 회사의 카드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법적으로 2개 이상의 카드사에 가입할 수 없음에도 이들은 ‘기업형 조직’으로 법망을 피해 활동한다. 모집인 A는 ㄱ카드사, 모집인 B는 ㄴ카드사, 모집인 C는 ㄷ카드사 식으로 각 카드사에 전속 모집인으로 등록한 뒤, 실제 모집시에는 A, B, C씨가 카드사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회원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회원으로부터 건네받은 가입서류를 각각 전속으로 등록돼 있는 모집인 한 명에게 몰아준 후 해당카드 모집수당은 내부정산하는 절차를 거친다.
여신금융협회에서는 종카를 비롯, 오프라인 상에서의 불법 카드 모집인을 잡기 위해 매일 세 군데 이상 미스터리 쇼핑을 나가고 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제주도를 포함, 전국을 대상으로 마트, 백화점, 박람회, 스키장 등을 주말까지 돌고 있다”며 “종카는 불법인데다 사실상 카드사끼리 제살을 깎아먹는 ‘치킨게임’인 만큼 엄중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카 모집인은 ‘카파라치’ 포상금이 200만원으로 최고액이며, 2년간 카드 모집인으로 재등록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모집인 처벌수위도 가장 높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이들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불법조직인 ‘종카’가 주도권을 잡고 카드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카는 여러 카드사 모집이 가능한만큼 자연적으로 수당이 많은 카드모집에만 집중, 업계 전체의 수당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악순환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로 떼어놓고 보면 각 카드사에 소속된 전속 모집인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여러 장의 카드를 권하는 모집인의 증거를 잡아 바로 신고하는 소비자 역할이 검거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카파라치 제도에 따르면 신고자는 사진·동영상·녹취록·가입신청서 사본·경품·명함 등 불법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