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저금리 속에서 기업공개(IPO)가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며 공모주펀드에도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하반기 큰 기업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공모주펀드 대부분이 공모주 투자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채권형펀드 수준의 수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19개 공모주펀드에는 올해 들어 1조2899억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국내 펀드 주요 유형 가운데 가장 큰 유입 규모로 같은 기간 배당주펀드의 유입액(1조2099억원)을 앞선다. 3월부터 들어온 자금만 1조원이 넘을 정도다.
금리 1% 시대가 열리면서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면서도 공모주 투자 수익으로 채권금리를 앞설 수 있는 공모주펀드를 선호하는 것. 여기에 SK D&D·토니모리·미래에셋생명·이노션·LIG넥스원 등 시가총액 1조원 안팎의 대형 공모일정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공모주 '한방'에 대한 기대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공모주펀드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열한 공모주 청약경쟁에서 건지는 물량이 충분치 않아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모주펀드의 본질적 한계도 있다. 공모주펀드는 대부분 혼합형 펀드로 평소에는 채권을 중심으로 운용하다 IPO 물량이 있을 때 공모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다. 채권 비중이 워낙 높은 데다 공모주 청약도 만만치 않아서 사실상 채권형 펀드와 다를 게 없다. 또 대부분 펀드가 공모주를 오래 보유하기보다는 조기 매각하는 전략을 취해 공모주를 통한 수익이 극히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로 공모주펀드의 상반기 성적표도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28일 기준 공모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42%로 국내채권형펀드(1.26%)를 소폭 앞서는 데 그쳤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주펀드의 주식 비중이 제한적이어서 공모주가 대박난다고 공모주펀드가 대박 수익률을 내기는 어렵다"며 "채권형펀드라고 여기고 일부 자산만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