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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가 좋지 않은 펀드들은 중소형주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대형주를 많이 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달 3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38개 중소형주 펀드는 지난달 26일 기준 평균 수익률이 21.1%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12.2%보다 9%포인트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중심으로 크게 오른 해외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인 20.9%보다도 높은 성과다.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서도 올해 투자 성과가 가장 좋은 펀드는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 펀드로 연초 이후 39.9%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5.7%다. 이어 '대신성장중소형주'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 '유리스몰뷰티' 등 펀드도 연초 이후 3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7%에 그쳤다. 1등인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KTB리틀빅스타' '한국투자중소밸류' 'KB중소형주포커스' 'LS코스닥밸류' 등 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대에 그쳤다.
같은 중소형주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수익률 차이가 큰 이유는 일부 중소형주 펀드들이 이름과는 달리 대형주를 적잖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는 삼성전자(2.90%) 현대모비스(2.52%) 현대차(1.89%),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 펀드는 삼성전자(펀드 내 비중 5.17%) 두산(2.43%) 등 대형 종목들을 펀드 내 상위 3개 종목 안에 담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26.6%, 32.5% 상승했지만 대형주 지수는 6.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성과가 가장 좋은 'NH-CA대한민국NO.1중소형주' 펀드는 신흥기계·이수페타시스·하나투어·신세계건설·제이브이엠,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주춤했다가 올해 들어 수익률 30% 이상의 강한 회복력을 보인 유리스몰뷰티 펀드는 이건산업·대상·슈피겐코리아·창해에탄올 등 보유종목 상당수가 중소형주로 구성돼 있다.
홍정모 NH-CA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반도체 소재, 미디어, 제약, 건자재 등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고 있는 업종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로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주 종목을 잘 발굴한 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중국 소비 확대와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소비재·헬스케어 종목을 얼마나 잘 선별하느냐에 수익률이 갈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높은 수익률에 힘입어 올해 들어 중소형주 펀드로 2000억원 이상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일부 성과가 우수한 자산운용사는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대표는 "통상적으로 중소형주 펀드의 설정 규모가 많이 늘어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며 "설정액 3000억원을 채우면 적립식 및 온라인 펀드슈퍼마켓 창구를 제외하고는 소프트클로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