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엔저 우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1%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가 그리스 협상 타결 기대감과 반발 매수세에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지수를 떠받치는 가운데 기관도 순매수에 동참했다.
3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4.71포인트(0.23%) 내린 2083.3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0.13포인트 내린 2078.51로 개장한 뒤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장 초반 이후 상승폭을 키우며 오름세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1.13% 급락하면서 2070선까지 밀렸다. 엔저 우려가 5월 판매 부진으로 현실화된 자동차주가 급락했고 여행, 소비재, 운송 등의 업종이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 우려는 여전하지만 그리스의 부채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고 전날 대형주들의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리스는 국제채권단에 협상 최종 타협안을 제출하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채권자측 개혁안을 확정하는 등 양측이 사태 해결에 한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1~2주가 메르스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메르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면 현재 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 수준인 2050포인트가 단기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증권, 의료정밀, 화학 등이 2%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날 급등했던 의약품업종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2.52% 하락하고 있고 전기전자, 섬유의복 등도 약세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70억원을, 기관이 12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은 40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15거래일 가운데 13거래일을 ‘사자’로 일관하면서 증시를 떠받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는 6거래일만에 순매수에 나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599억원 매수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현대차는 전날 10.36%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08%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장중 4.69%까지 빠지면서 시가총액 4위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날 동반급락했던 현대모비스는 2.00% 반등하고 있고 기아차는 0.77% 하락하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각각 4.72%, 3.02% 상승하고 있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 종목을 포함해 482개 종목이 오르고 있고 2개 하한가를 포함해 327개 종목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던 메르스 관련 백신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진원생명과학과 한올바이오파마가 하한가를 기록 중이고 코스닥 시장에서 진양제약도 8%대 급락하고 있다. 메르스 공포로 최근 약세를 보였던 대표 여행주 하나투어(4.42%)와 모두투어(7.83%)는 나란히 반등 중이다. 보해양조는 유철근 대표 이사가 지분 전량을 털어냈다는 소식에 한때 하한가까지
코스닥은 전일 대비 9.62포인트(1.36%) 내린 695.15를 기록 중이다.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017년 대선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 안랩 등 안철수 테마주가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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