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널 뛰는 '삼성' 주가…코스피 거래대금 30% 차지 / 엘리엇 사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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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 주가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날 개장과 동시에 오르기 시작했다. 만약 엘리엇이 주가 상승을 통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면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 지분 330만2070주를 보유한 중견제약사 일성신약 주가도 9.23% 급등한 14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 주가가 뜀박질하자 합병 발표 당일과 마찬가지로 지분가치가 다시 부각된 것. 일성신약이 삼성물산 지분 2.05%를 보유한 만큼 합병을 둘러싼 이 회사의 찬반 여부와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 급등은 경영권 분쟁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잡음이 생기고 경영참여 세력들이 지분을 경쟁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하면 주가는 자연히 오르기 때문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엘리엇 행동에 동참하는 외국계 헤지펀드 등 반대세력이 새롭게 출현하거나 지분싸움이 불거질 기미가 보일 때마다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 펀드가 계속해서 삼성물산 주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만큼 이슈가 사라지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분간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는 있겠으나, 차익 반환 의무가 없는 엘리엇이 경영권을 위협해 주가만 띄운 뒤 빠져나갈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통합법인에 대한 기대와 성장성이 반영된 합병 직후 주가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10% 안팎의 급등세가 과도하다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엘리엇이 제일모직과의 합병계획안을 반대한 사유로 '삼성물산 가치가 과소평가됐다'는 점을 제시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됐던 것은 사실이고, 합병비율이 1대0.35로 다소 불공정하게 산정된 것도 시장에서의 과소평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이 저평가가 해소되는 국면까지는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도 단독법인이 아니라 합병법인으로
이날 유가증권시장 총거래대금(7조42억원)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17곳의 거래대금이 차지한 비중은 30.48%에 달했다. 이는 직전 사흘간 삼성그룹주가 차지한 평균 거래대금 비중(14.62%)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