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신저가` vs 다음카카오 `반등`

연초 이후 함께 추락하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주가가 최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60만원이 깨지면서 신저가를 내리 경신하고 있는 반면, 다음카카오는 5월 이후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 주가는 전날보다 2.41% 미끄러진 56만5000원까지 내려오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 기준 1년7개월 만에 60만원 선을 내준 데 이어 연이틀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연초 24조원에서 18조원대로 떨어져 5조원 넘게 증발했으며, 시총 순위는 7위에서 14위로 밀려났다. 반면 다음카카오 주가는 바닥을 딛고 한 달 새 8.8% 올라 차별된 모습을 보였다. 두 기업 주가는 지난 1월 중순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IT업체들이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에 조정받기 시작해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줄곧 하락했다. 두 기업의 희비를 가른 계기는 다음카카오의 잇단 인수·합병(M&A)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다음카카오가 인도네시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패스(Path)'를 인수한 것이 반등의 기폭제가 됐다. 국내에 치우쳐 있던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의 라인처럼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신사업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5월 말 카카오페이 가입자가 400만명을 돌파했고, 카카오택시는 110만명이 넘는 승객이 앱을 다운로드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지역 점유율 5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네이버는 라인택시의 승객용 앱 다운로드 수나 누적 콜수 등을 공개하지 않아 아직 의미 있는 지표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오는 2분기 실적은 변수다. 다음카카오는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 부문 실적 불확실성이 커 부진하게 나올 경우 조정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역시 실적 모멘텀이 크지는 않지만 발표 전후로 신사업과 관련된 유의미한 성과를 공개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밸류에이션상으로 두 기업 모두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많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가 60만원 선일 때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 정도인데 글로벌 동종 업체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라인 성장성을 감안할 때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의 2015년 예상 PER는 30.1배로 다음카카오(41.7배)뿐만 아니라 미국 페이스북(40.6배)과 야후(54.8배), 중국 알리바바(33.7배)와 텐센트(38.1배)보다 낮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