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삼성물산 지분 경쟁에서 KCC를 백기사로 확보하고 반격에 나섰다. 삼성은 KCC의 협조로 우호지분을 20% 가까이 확보하게 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물산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중인 자기주식 보통주 899만주(5.76%)를 KCC에 전량 처분키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일자는 오는 11일로 처분 가액은 6743억원이다.
KCC는 이번 매각으로 삼성물산 지분을 총 5.79% 확보했다. 삼성측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사주를 KCC에 넘김으로써 의결권을 되살렸다. 매각 결과 삼성은 삼성SDI, 삼성화재 등 계열사와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13.59%에 KCC를 합해 총 지분 19.38%를 확보했다.
이번 매각은 전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공시에 처분 목적을 '회사 성장성 확보를 위한 합병가결 추진 및 재무구조 개선'으로 명기해 다음달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임을 밝혔다. KCC는 이전에도 삼성에버랜드 지분 문제 등에서 삼성의 편을 들어준 바 있으며 엘리엇과의 이번 지분 경쟁에서도 삼성의 백기사 요청을 받아들였다.
삼성이 KCC와 함께 우호 지분을 큰 폭으로 늘림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