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사는 중소기업 임원 노현우(가명· 48세)씨는 아내와 두 자녀를 둔 ‘짠돌이’ 가장이다. 일찍 부모님을 여읜 노씨는 20여년의 직장생활 동안 동료들에게 술 한잔 안 사며 알뜰히 모은 돈으로 20평대 아파트를 샀고 현금자산 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노씨는 부인에게 돈 관리를 맡기고 회사일에만 매진했고 부인도 검소하지만 금융 지식은 부족했던 탓에 자산은 정기예적금에만 집중돼 있었다.
주변에서는 슬슬 은퇴 후 노후설계를 위해 재테크를 시작해야하는 나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어디에서 누구에게 상담을 받아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고민하던 노씨는 마침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요즘 PB센터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 ‘IBK기업은행 한남동WM센터’를 찾았다.
막상 PB센터를 찾으니 부자들에게만 친절할 것 같았던 노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PB전문가들은 먼저 노씨의 자산 현황을 상세히 파악한 뒤 먼저 절세를 통한 ‘세테크’를 권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올해 연말정산에서 ‘세금폭탄’을 경험한 것처럼 더이상 절세는 부자들만 신경써야하는 이슈가 아니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절세를 위해 노씨는 현재 적금에 붓고 있는 수입 중 일부를 양로보험에 불입하기로 했다. 양로보험은 이름처럼 노인만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만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 가능한 전연령층 대상 상품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최저보증이율을 3.2%~3.5% 수준까지 이라는 점과 비과세상품이라는 것이다.
매월 변동금리가 적용돼 수익률이 변하지만 최저보증이율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보호가 돼 안심하고 가입할 수 있다.
만기 10년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며 납입금액의 2배까지 추가 납입할 수 있다. 보다 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따로 거치기간을 두면 된다.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최저보증이율도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가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다음으로는 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했다. ABCP는 특정금전신탁에 담아서 운용되는 채권맞춤형 상품이다.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에 적용되지 않아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좋은 ABCP를 고르려면 단순히 기업의 이름만 보기보다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사업특성, 신용등급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투자경험이 없는 경우엔 신용등급 A2 등급 이상의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노씨는 설명을 듣고 예금금리 보다 높은 2% 후반대의 이자를 지급하는 ABCP상품을 선택했다.
PB전문가들이 다음으로 노씨에게 권한것은 공모주 투자였다. 공모주란 기업이 증시에 상장될 때 일반인으로부터 청약을 받아 배정되는 주식을 말한다. 요즘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주식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에도 과감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침 최근 공모주 시장은 오랜만에 온기가 돌고 있어 투자에 적당한 시기다. 롯데정보통신·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등 연말까지 대어급 상장이 줄지어 이어질 예정이며, 전체 상장건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을 통해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면 공모 때마다 청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유리하다. 주식매매차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공모주펀드는 절세의 매력이 가미된 중위험중수익상품인 셈이다. 발빠른 개인투자자들은 공모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미 은행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
부자들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던 PB센터에서 만족스러운 상담을 마친 노씨는 뿌듯한 기분으로 은행 문을 나설 수 있었다. 저금리 시대에서 적정 수익률을 보장받으려면 ‘절세’와 ‘중위험중수익 투자’를 꼭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노씨가 얻은 교훈이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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