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역시 진정 국면이고 정부가 위축된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검토하겠다는 소식도 시장에 호재가 됐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증시 방향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의 정점을 넘어섰다고 판단하면서도 정부의 추경 규모와 구체적인 경기부양책, 최근 계속되는 외국인의 순매도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코스피는 1% 넘게 오르며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26.04포인트(1.27%) 오른 2081.20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100선을 훌쩍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산재한 불확실성에 속절없이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그리스 디폴트 우려와 함께 국내에서는 메르스 확산까지 겹치며 지수의 발목을 잡아왔다.
지수가 상승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17일(현지시간) FOMC 회의 이후부터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확장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노동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목표치 2%에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이 들 때 기준 금리 목표치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역시 “금리 인상 결정에는 더 결정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해 통화정책 정상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쳐 시장을 안정시켰다.
또 다른 대형 위험요인인 그리스 문제도 최악의 경우를 피했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오는 2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구제금융 협상을 재논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가 기존 협상안보다 재정수지를 개선하는 조치를 추가한 협상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은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메르스 역시 신규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조금씩 진정되는 모습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9일 처음으로 발생하지 않았다가 20일부터 이날까지 3명씩 총 9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완치와 퇴원자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상승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르스 여파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직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것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와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매도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향후 그리스 우려의 경감과 메르스의 진정세, 추경 편성의 가시화가 외국인 매매 방향성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리스 문제의 심각성이 완화될 경우 빠른 방향성 전환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날 그리스의 협상안 타결 기대감만으로도 117억원으로 매도 규모를 대폭 줄였다. 전날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추경에 대한 기대감은 보편적이지만 기대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0년 이후 이뤄진 7차례의 추경 중 5차례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었다”며 “특히 운송, 자동차, 은행, 보험 등의 업종이 코스피 대비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은 메르스와 가뭄 피해 복지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돼 실제 경기 부양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추경은 대체로 증시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메르스, 가뭄 피해 구제
이번 추경이 집행된다면 2013년 이후 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경 규모가 15조~20조원(GDP 대비 1.1%~1.4%)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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