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나 주부들은 은행에서 요구하는 명함, 소득금액증명원 같은 증빙자료를 제출할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공과금 자동이체를 걸면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대포통장을 막기 위해 본인 명의와 계좌 개설 목적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정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계좌를 개설하기가 너무 불편해졌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 A씨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신규로 수시입출금 통장을 개설하려고 서울 시내 지점을 방문했다가 급여통장이나 연금수급 통장이 아니면 계좌 개설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신규 통장 목적을 분명히 하기 위해 공과금이라도 자동이체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A씨는 아파트 공과금 자동이체를 신청한 후에야 통장을 만들 수 있었다. 통장을 만드는 데 무려 1시간이나 걸렸다.
취업준비생 B씨도 최근 체크카드를 만들기 위해 시중은행 지점 창구를 방문했다가 회사 합격증, 아르바이트 계약서, 국외 사용 목적 증빙서류 등이 없으면 통장 개설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빈손으로 돌아왔다. B씨는 "신용카드도 아니고 체크카드를 만드는 데도 이렇게
일선 창구 직원들은 대포통장 방지 대책이 강화돼 증빙자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포통장 방지 대책 때문에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내부적으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