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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보고서를 낸 15개 삼성그룹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8곳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사이에 하향 조정됐다. 2곳은 실적 전망치가 한 달 전과 똑같았고 5곳만이 전망치가 올라갔다.
특히 전자 계열사에 대한 애널리스트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다.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26일 297억원이었지만 한 달 뒤인 지난 26일에는 252억원으로 15.2% 하락했다. 삼성전기는 992억원에서 916억원으로 7.6%, 삼성전자는 7조3719억원에서 7조2483억원으로 1.7% 낮아졌다.
스마트폰 부진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전자 계열사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S6 '엣지'의 공급 부족과 '플랫'의 판매 부진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데다 중저가 제품의 경우 중국·인도 제품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뒤처지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지난달부터 메르스가 창궐하면서 내수시장이 부진의 늪에 빠진 것도 한몫했다.
삼성 스마트폰에 2차 소형전지인 폴리머 전지가 채택됨에 따라 폴리머 전지 생산능력(CAPA)을 전년보다 40% 확대했던 삼성SDI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리머 전지 투자 확대로 인건비와 고정비가 상승했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며 "삼성SDI가 안정적인 가동률을 확보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주된 매출처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과 TV 부문 실적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휴대폰부품사업 부문은 물론이고 글로벌 TV 수요 부진으로 TV 관련 부품들의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자 계열사 3곳의 주가 흐름도 실적 전망치 하락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각각 8%와 7.3% 하락했고, 삼성전자는 2% 내렸다.
이들의 3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이미 삼성 스마트폰 판매 '골든타임'인 신제품 출시 직후를 놓친 데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로 실물 경기 또한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SDI(-10%) 삼성전기(-5.9%) 삼성전자(-2.2%) 순으로 애널리스트들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출시 직후에 가장 많이 판매된다"며 "뒤늦게 엣지 생산 비중을 늘려서 수급 불균형 문제를 바로잡긴 했지만 3분기 삼성 스마트폰 수요는 2분기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 중 내수시장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호텔신라와 테마파크 에버랜드를 보유한 제일모직은 메르스에 따른 타격이 계열사 중 가장 크다. 제일모직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새 709억원에서 695억원으로 2% 감소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방문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에버랜드의 입장객은 평소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 부문 역시 같은 이유로 악영향을 받았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중국·일본 관광객 수가 감소하면서 570억원에서 562억원으로 소폭(1.3%) 하락했다.
다만 삼성그룹 계열사들 중 금융사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삼성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95억원에서 1056억원으로 6.2% 올라갔다. 3분기 실적도 한 달 새 4.2%가량 눈높이가 올라간 상황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경우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 및 후강퉁 거래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2분기 실적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