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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9% 급락한 채 52주 신저가(1만3050원)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6.36%) 현대미포조선(-4.41%) 삼성중공업(-3.20%) 한진중공업(-3.65%) 등 주가도 일제히 미끄러졌다.
조선주 투자심리가 이처럼 급속도로 냉각된 이유는 해운업계 '큰손'인 그리스가 디폴트로 치달을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상선 발주가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또 유럽 금융회사들이 선주에 돈을 지원해주는 선박금융이 위축되면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짙다.
전문가들은 금융불안이 유럽 전체로 전염되지 않고, 그리스에만 그칠 경우 한국 조선주 실적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무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 유로존 위기가 불거질 때도 수주계약이 취소된 적은 있지만 장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며 "그리스 선주들이 실제로는 해운 인프라가 잘 갖춰진 런던·암스테르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다, 보유 순현금이 많아 선박금융에 대한 의존도도 높지 않은 만큼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위기가 올해 한국 탱커 등 상선에 대한 발주 증가 추세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전 세계 선주 구성에서 그리스 비중이 높은 것은 맞지만, 선주들이 그리스의 지정학적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면서 "선박 파이낸싱을 담당하는 금융회사도 주로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등에 소재해 있기 때문에 유럽 금융시장 전체가 휘청이지 않는 이상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리스와 유럽 금융시장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유럽발 악재뿐만 아니라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는 점도 부담이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가 조선주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주 중국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중국 조선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옮아가고 있어, 한국 조선주 입장에서 수급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에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