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적으로 42년만의 최악의 가뭄과 함께 전세계적으로도 18년 만의 ‘슈퍼 엘니뇨’ 발생에 대한 염려로 최근 농산물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풍부한 곡물 재고물량으로 지난 3년여 간 농산물값이 하락세를 이어온 것을 감안하면 추가 가격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란 예상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농산물이 분산투자 대상으로서 유망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 펀드는 최근 열흘 사이 10% 안팎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22일 6495원에서 지난 2일 7310원으로 12.5% 올랐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콩선물(H)’ ETF도 같은 기간 8.2% 상승했다.
‘키움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15.5%),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12.5%), ‘신한BNPP포커스농산물’(10.1%),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9.4%) 등 농산물 관련 공모펀드도 최근 한달 수익률이 10% 안팎에 달한다.
지난 3년간 수익률이 저조했던 농산물 펀드가 최근 반등에 나선 것은 국제 주요 농산물 선물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최근 한달 사이 옥수수선물은 21.8%, 소맥선물은 15.6%, 콩선물은 10.2% 각각 상승했다.
농산물 펀드 가운데서도 어떤 곡물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에서 차이가 있다. KODEX콩선물 ETF의 경우 콩선물에만 거의 투자하는 반면, TIGER농산물 ETF는 콩과 함께 옥수수나 소맥에도 함께 투자하기 때문에 최근 수익률에서 좀 더 앞서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슈퍼 엘니뇨(적도 인근 해수면 온도 상승)가 강타하면서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나 가뭄 등 재해로 전세계 농산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7월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에서 전체 자산내 농산물펀드 투자 비중을 4%에서 7%로 높이라고 지적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자산전략팀장은 “현재 농산물 가격은 생산원가 대비 과도하게 낮은 상황으로 올해 기상변수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원자재 담당 연구원도 “최근 글로벌 원자재 투자자들이 그리스 우려로 산업 원자재(원유·구리 등)보다는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농산물 값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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