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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정밀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삼성그룹 계열사는 한덕화학, 에스엔폴, 에스티엠 등이다. 그러나 해당 기업 장부가는 각각 177억원, 175억원, 182억원에 그치는 등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커다란 영향이 없는 소규모 기업들이다. 이에 따라 헤르메스의 이번 투자가 단순 지분 투자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 관련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 단순 투자로 보인다"며 "삼성정밀화학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1.23%에 달하는 등 지배구조도 튼튼하다"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 주가는 지난 5월 8일 4만4200원에서 이날 3만6000원으로 18.55%나 하락했다.
삼성정밀화학 시가총액은 9288억원으로 올해 1분기 말 삼성정밀화학 순자산가치 1조1949억원을 밑도는 등 저평가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행동을 같이한 특수관계인들도 온건 성향 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메스와 같이 삼성정밀화학을 취득한 곳은 덴마크 연기금인 AP펜션, 글로벌 금융사 바클레이즈 글로벌 투자펀드인 바클레이즈액세스, HSBC독일이 운용하는 펀드 인카(INKA) 등이다.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펀드와 거리가 먼 곳들이다.
그러나 헤르메스의 과거 삼성물산 공격 전력과 더불어 이번 헤르메스 지분 취득 국내 법률대리인이 엘리엇과 동일한 넥서스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헤르메스의 주식 취득 보고자는 엘리엇의 한국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는 넥서스의 이재우 변호사다. 넥서스 설립자인 최영익 대표 변호사가 2000년에 설립한 법무법인 우일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다. 법무법인 우일은 2004년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취득 당시 국내 법률대리인이다.
한편 이날 엘리엇은 삼성을 대상으로 더욱 공세적인 입장을 취했다. 법원이 지난 1일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해 항고함과 동시에 삼성물산 이사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엘리엇은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현 이사진을 독립적이고 경륜 있는 인재들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엇은 "합병이 실행되지 않으면 주주들은 삼성물산 격에 맞는 경영과 기업 지배구조에 관한 개선을 통해 진정한 주주가치를 구현할 것을 요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합병 부결이 성사되면 임시주총을 소집해 이사진 교체를 강행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함께 엘리엇은 법원과 국민연금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법원의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항고를 제기했다고 밝히며 주식 처분(삼성물산이 KCC로 자사주 5.76%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 기대감을 드러냈다. 엘리엇은 또한 최근 삼성 측이 밝힌 주주친화책에 대해 "현 경영진의 의미 없는 양보"라며 "삼성물산이 너무 낮은 비율에 제일모직에 흡수합병된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혹평했다.
삼성물산은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 보유 지분이 기존보다 1.69%포인트(271만4730주) 늘어난 11.61%(1867만1098주)라고 공시했다.
[채수환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