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고금리 상징인 저축은행 특판 상품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과거 판매와 동시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풍경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달 8일부터 700억원 한도로 판매 중인 ‘OK나라사랑 정기적금’은 한 달이 된 이날 현재 100억원이 소진되는데 그쳤다. 이 상품은 최대 연 5.23%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우리, 신한, 하나, KB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정기적금(1.6~2.0%) 대비 최대 4%포인트 가까이 금리를 더 준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 일부 지점에서는 최대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특판 중이다. 한도는 정하지 않고 판매 중이지만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내부 목표액 90억원의 86%가량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통상 한도를 설정하고 특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자칫 목표액 미달 시 받게 될 부담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 대구지점은 개점 5주년 기념 적금을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적금 외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도 판매 한도 소진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아주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 17일부터 매달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는 고객 대상 전용통장 ‘부모님용돈통장’을 500좌 한정 판매하고 있으나 현재 모두 소진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용돈통장은 부모님 명의의 입출금예금을 개설하고 타행 입출금예금에서 매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하면 연 2.5%(지난해 10월 기준)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변동금리 구조로 설계돼 기준금리 인하 분이 반영, 현재 연 1.85%의 금리를 지급한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처음에는 꾸준히 팔렸으나 저금리로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뜸해졌다”고 말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저축은행 특판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렸다. 당시 저축은행 정기적금 금리는 연 8%가 넘었으며 우대금리도 다양해 시중은행 대비 적어도 예·적금 상품만은 경쟁력이 높다는 인식이 퍼졌다. 여기에 직장인들을 위한 야간창구를 비롯해 재무상담 외에도 법률 자문 서비스까지 제공해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옮기도록 다양한 유인책도 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일련의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업계 이미지 실추되고 경쟁 심화로 업황이 둔화되면서 눈에 띄는 상품을 내놓지 못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선전하던 광고 영업까지 금융당국이 시간대를 규제하면서 수익성 자체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저축은행이 직면한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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