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 폭등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이례적으로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금융조사당국은 의심징후 포착단계부터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합동조사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으로 조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지난달 15일 이후 불공정 의심 거래에 대한 패스트트랙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15일부터 시작된 합동조사를 통해 면세점 선정과정에서 사전정보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관련 매수 계좌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미공개 정보를 통해 부당 이익을 취한 자가 없는 지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16일 “면세점 선정 발표 전후로 쏟아진 주문 계좌중 이상 징후를 포착한 계좌뿐 아니라 연관 계좌까지 집중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통상 불공정 거래 조사는 1차적으로 한두달 정도 조사한 후 의심스런 정황을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에 넘겨 추가 조사하고 있지만 이번 건은 중대사안으로 보고 서둘러 조사를 마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주가조작 엄단을 위해 설립된 조직으로서 이번 건에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은 사안이 그만큼 중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리리아타임월드는 단기과열종목 지정돼 이날 하루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지난 10일 면세점 발표 이전부터 상한가를 기록해 4거래일간 연속 상한가로 무려 183% 폭등했기 때문이다. 6만원이었던 주식이 15일에는 17만원에 거래됐다.
감독 당국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부분은 10일 면세점 사업자 발표 시점 전의 이상 급등 현상이다. 이날 면세점 신규사업자 발표는 오후 5시로 장마감 이후였다. 이 때문에 10일 정규시장(오전9시~오후3시)에서의 주가는 선정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큰 폭의 급등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장시작과 함께 9%가 상승한 6만5400원을 기록한 후 시간이 지나갈 수록 상승폭을 키우다가 오후 2시 12분께 상승 제한폭인 30%까지 폭등했다. 이날 거래량은 87만5764주로 전일 거래량(2만352주)의 43배가 넘었다.
급등 이후 개인들의 추격 매수도 우려를 낳고 있다. 상한가 행진이 계속되던 13~15일까지 총 매수량의 93%를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했다.
관세청도 15일부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사전 정보 유출이 됐는지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지난 8~10일 심사를 벌인 영종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 내 설치된 CCTV 영상을 수거하고 객실의 내선 전화가 외부로 연결됐는지 여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거래소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지나친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병득 기자 /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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