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비율이 합병비율인 1 대 0.35 수준으로 돌아왔다. 주식시장이 합병의 성사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3.43% 상승한 6만9300원으로,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5.72% 상승한 19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기업 주가 모두 6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양사 주가비율도 1대 0.3572로 합병비율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매입이 알려진 직후 제일모직보다 삼성물산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양사 주가비율은 한때(6월 10일) 최고 1 대 0.42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엘리엇 지분 7.12%가 공시된 6월 4일부터 10일까지 제일모직 주가가 1.9% 떨어지는 동안 삼성물산 주가가 무려 19.0% 급등했기 때문이다. 합병이 무산되거나 합병비율이 재산정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식을 팔고,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결과다.
그러나 법원이 삼성 손을 들어주고 국민연금까지 합병 찬성으로 가닥을 잡는 등 전세가 삼성측에 유리하게 전개되자 주가 흐름도 뒤바뀌었다. 최근 들어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의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양사 주가가 합병비율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이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삼성물산 주가가 5.0% 오를 때, 제일모직 주가는 7.9% 더 크게 올랐다. 주가비율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1 대 0.35대에 진입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고, 제일모직 주식으로 갈아타는 전략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만약 합병이 무사히 통과될 경우 삼성물산 주주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 1주당 합병신주 0.35주를 교부받기 때문에, 주가비율이 0.35배보다 높은데도 삼성물산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 손해
또한 금융투자업계는 합병 실패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 주가가 실망 매물에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두 기업 주식을 꾸준히 매집하는 것은 시장이 합병 성사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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