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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리빙제 도입된 아파트가 많은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전경(LH제공) |
1~2년 전 준공 후 미분양 해소책으로 등장한 프리리빙제 아파트가 주택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기사회생하고 있다. 전세 계약 만료 기간이 속속 돌아오면서 인천 송도, 김포 한강, 부산 등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거나 프리리빙제를 적용한 가구 수가 비교적 적은 단지 등의 분양 전환에 청신호가 켜졌다.
프리리빙제란 아파트 분양가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내고 2~3년간 살다가 매매 의사가 없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제도다. 2012~2013년 ‘불 꺼진 아파트’에 대한 자구책으로 건설사들이 도입했다. 애프터리빙제, 리스크 프리제, 분양조건부전세 등 명칭은 다양하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국 20여개 단지가 프리리빙제로 입주자를 모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방치되면 아파트 가치하락에 따른 손실이 커진다”며 “일단 입주하면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고 ‘살아보니 괜찮다’라는 반응이 나오면서 매입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기대로 짠 분양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 10월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600여가구를 전세로 내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 전환가격은 선납한 보증금(분양가 20%)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 올 하반기 KB국민은행 등 평균 시세를 기준으로 정할 예정”이라며 “한 때 미분양이 넘쳤던 송도가 현재 인천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아파트값이 오르자 분양 전환을 받으려는 입주민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GS건설도 2013년 초 일부 대형 평형에 프리리빙제를 도입한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 자이’를 이번에 완판시켰다. GS건설 관계자는 “시장 회복기와 맞물려 조기 판매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재 동작구 사당동 ‘이수 자이’와 경기 일산 식사동 ‘일산자이위시티’의 일부 잔여 가구를 분양가보다 20% 가량 저렴하게 분양하고 있다. 김포풍무5지구 ‘한화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를 전세상품으로 선보인 한화건설은 내년 계약 만기 시점에 분양 전환을 하거나 계약자가 원할 경우 전세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분양 전환율이 낮으면 사실상 중고(中古)품이어서 악성 미분양으로 전락하고 결국 ‘떨이 분양’으로 인해 기존 입주민과 할인 분양을 받은 주민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용인시 삼가동 ‘행정타운두산위브2단지’에는 ‘할인분양 세대 절대 입주 불가’와 같은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분양률이 20%에도 못미쳐 두산중공업은 미분양을 전세로 돌렸지만 올 연말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할인분양 얘기가 나오면서 기존 분양자와 전세 세입자간 문제가 불거졌다. 인근 한 중개업소는 “전세 계약자는 더 큰 폭의 할인분양을 원하고 기존 주민은 결사 반대하고 있어 단지가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움직임과 분양전환 조건 등을 따져보고 매입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2~3년 전과 지금 시장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며 “신규 분양시장 활황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등 수요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프리리빙제는 분양전환 조건에 따라 시세차익을 거두는 효과가 있다. 과도하게 큰 평수가 아니라면 매입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프리리빙제 등 전세형 분양으로 인한 계약자들의 피해를 방지하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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