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매경닷컴이 올해 200대 1이상의 공모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11개 신규 상장 종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 7개는 공모가보다 더 높은 주가를 보이고 있는 반면 4개 종목은 공모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공모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종목은 제노포커스다. 제노포커스는 앞서 진행한 공모청약 경쟁률이 1207대 1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제약, 바이오 업종 강세에 신규 상장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도 흥행에 성공했다. 제노포커스의 공모가는 1만1000원이었지만 현재 주가(7월 21일 기준)는 3만7500원이다. 공모가 대비 240.91% 증가한 수치다.
110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민앤지도 양호한 실적이다. 민앤지는 현재 공모가(2만8000원) 대비 46.43% 상승한 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 상장한 민앤지는 휴대폰기반 본인인증서비스, IT서비스 퍼블리싱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소비문화가 확산돼 이에 필요한 IT서비스들도 함께 늘어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면세점 효과로 7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토니모리(100.94%), 752대 1의 코아스템(127.50%), 575대 1의 SK D%D(186.54%) 등 많은 종목들이 ‘새내기 효과’를 받으며 청약에 이어 시장에서도 높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기업공개(IPO) 후 주가 오른 것은 아니다. 청약에서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거나 청약 증거금이 7조원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도 있다.
청약 경쟁률이 1162대 1에 달한 포시에스는 상장 이후 오히려 쓴 맛을 보고 있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한 포시에스는 시초가가 공모가(9100원)를 훌쩍 뛰어넘은 1만5500원에 형성됐다. 하지만 공모주의 주가가 상장 직후 고점을 형성하면 투자자들은 상장 초기에 물량을 대거 팔아치워 차익 실현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영향으로 포시에스의 주가는 점차 하락세를 보여 현재 883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보다도 떨어진 수준이다.
세화아이엠씨(732대 1), 베셀(681대 1) 등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세화아이엠씨는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청약에 700대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대박을 터뜨렸다. 청약 증거금은 1조5632억원으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1만6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시초가 대비 8.84% 하락한 수치다. 현재는 공모가 대비 17.48% 빠진 1만3450원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지난달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베셀도 폭탄을 맞았다. 베셀은 청약 경쟁률 681대 1, 공모가는 밴드 상단인 9000원으로 약 37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바 있다. 하지만 상장 첫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시초가 대비 22.39%(3000원) 내린 1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베셀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9000원) 대비 10.89% 하락한 8020원이다.
현대차 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도 초라하다. 청약에서 7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쓸어 담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 17일에 상장한 이노션은 공모가(6만8000원)보다 낮은 6만6600원에서 시초가를 형성했다. 청약 증거금만 6조9000억원, 경쟁률은 204대 1이었지만 낙폭은 꾸준히 늘어나 시초가 대비 6100원(9.16%) 내린 6만500원에 장을 마쳐야했다.
전문가들은 공모 청약 경쟁률이나 증거금 등은 주가에 큰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 예측이 높게 나타났다고 하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일반 수요 예측은 시장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높게 또는 낮게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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