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투자` 신용 잔고 8조원 훌쩍…사상 최고치

국내 주식시장에서 빚을 내 투자한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 금액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8조286억원을 기록했다.
신용 잔고는 투자자가 앞으로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의 신용 잔고는 3조8880억원, 코스닥시장의 신용 잔고는 4조1406억원이다.
연초 5조원대이던 신용 잔고는 꾸준히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394억원(6.56%), 코스닥시장에서 2666억원(6.88%)이 증가했다.
특히 중·소형주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닥시장의 신용 장고는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른 데 이어 격차를 더욱 벌리는 중이다. 올해 들어 코스닥을 포함한 중·소형주와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 수익률 격차가 38%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중·소형주 강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달 들어 증권(21.24%), 미디어·교육(17.21%), 유틸리티(17.08%), 상사·자본재(14.57%), 건설(13.29%), 건강관리(11.94%), 화학(11.09%) 등의 순으로 신용 잔고액이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사·자본재(35.46%), 유통(33.85%), 보험(24.62%), 호텔·레저(18.41%), 철강(15.90%), 건강관리(14.19%) 등의 업종 순으로 '빚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에서는 토비스(10.68%), 좋은사람들(8.11%), 파인테크닉스(8.11%), 리노스(7.52%), 팬엔터테인먼트(7.45%), 현대통신(7.33%), 이엠텍(7.23%), 산성앨엔에스(7.23%) 등의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 비중이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솔홈데코(6.43%), 에이블씨엔씨(6.35%), 대영포장(5.79%), KC그린홀딩스(5.69%), 유유제약(5.45%) 등의 신용 잔고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계속되는 데다 오는 28∼29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증시 상황이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신용 거래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신용 거래 비중이 큰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지수가 하락할 때 매물 부담으로 주가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