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각 금융그룹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난 1조28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금융권 선두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이로써 6년 연속으로 상반기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게 됐다. 신한금융은 2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어난 69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데에는 비은행 부문 역할이 컸다. 상반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5998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했다. 비은행 부문이 그룹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상반기 35%에서 올 상반기에는 43%로 뛰어올랐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125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9.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한생명과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도 각각 59.1%, 10.7%씩 늘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내려가면서 은행 이자 이익이 하락했고 금융투자·생명·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 이익이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늘어난 94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신한금융을 바짝 추격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3396억원으로 1분기 6050억원에 비해 43.9% 감소했다. 2분기 실적에 국민은행 직원 1122명의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3454억원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신한금융과의 차이를 더 좁힐 수 있다.
KB금융은 이자이익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비이자 사업의 영업조직을 강화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KB손보 인수를 통해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748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2.7% 증가했다. 하나·외환은행의 신탁보수와 하나대투증권의 증권수탁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2분기 기준 순이익은 374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7%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로 이자이익이 감소하면서 주요 계열사인 하나·외환은행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56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환은행도 올 상반기 순이익 2313억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감소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증시 호황에 따라 상반기 순이익 79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603억원)나 증가했다. 하나카드(110억원)와 하나생명(219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254.8%, 265%씩 늘어난 순이익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NH농협금융 역시 비이자 부문 수익 증가에 기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370억원 수준으로 당초 목표액인 3565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역시 299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전분기 1376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농협금융의 실적 상승에는 주요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가 효자 노릇을 했다.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퇴직연금 같은 수수료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농협은행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매매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금융그룹의 전체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며 "비이자이익 부문 의존도가 늘어난 것이 올 상반기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김덕식 기자 / 정지성 기자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