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아침에 뒤집기? 못믿을 애널리스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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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 주가는 이틀 동안 27.7% 하락했다. 실적 발표 전날 54만5000원이던 주가가 39만4000원으로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29일 공개된 2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쳐 시장에 충격을 안긴 탓이다.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한 24억원으로 증권사들 추정치(306억원)의 10분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증권사들은 이 같은 어닝 쇼크가 강타하기 직전인 당일 오전까지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현대증권·키움증권·동부증권·하이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최고 73만원까지 상향조정했다. 30일 종가보다 무려 85.3%나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대규모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일제히 장밋빛 전망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오후 들어 실망스러운 실적이 뚜껑을 열자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실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리기도 했고, 전날 긍정적인 보고서를 냈던 곳들을 중심으로 해명도 이어졌다.
김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58만원에서 52만원으로 낮추면서 "주가가 워낙 많이 올랐고 업종 전체가 조정받는 추세인 만큼 2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54만원에서 52만원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제약주가 워낙 단기 급등했던 만큼 저조한 실적이 당분간 주가 조정과 변동성 확대의 빌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바이오업종 특성상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성장성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에 이번 충격이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목표주가를 높였던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미래 신약 가치와 수출잠재력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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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목표주가에 대해서도 하이투자증권은 2만2000원에서 9000원으로 59% 하향조정했다. 빅3 조선사에 대해 미리 매도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유일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투자비중을 낮춰야 한다며 지난 23일 매도 의견을 냈고, 대신증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투자자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애널리스트들은 매수·매도 의견을 낼 때 좀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