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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 지난 26일 서울 종로 한국 금거래소가 금쇼핑 나선 투자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
“한 돈짜리 돌반지가 25만~30만원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15만~16만원이라고 하니 조카 돌 선물용으로 구입할 예정이다.”(경기도 주부 L씨(35))
“300일 기념선물로 여자친구에게 30만원대의 ‘미니 금장미’를 선물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너무 좋았다.”(경기도 직장인 K씨(29))
국제 금값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금에 투자하는 이른바 ‘금테크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는 금이 전세계적으로 통용하는 안전자산임에도 최근 40%이상 급락,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최근 국제 금값은 미국 달러와 증시 강세영향 등으로 동력을 상실해 상승랠리를 마감하면서 골드바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드바 투자는 기존 1kg골드바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자산가 위주에서 젊은 직장인부터 주부, 노년층까지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며 “하루 평균 15~30kg 내외로 움직이던 골드바 판매량이 최근 들어 80kg내외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지금이 바로 골드 투자의 적기”라며 금 투자를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테크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투자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했던 ‘다마(아줌마) 부대’가 최근 금값이 폭락하자 특유의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주요 도시 보석상에는 다마 고객들이 몰려 금팔찌와 금목걸이, 골드바 등의 판매가 급증했다. 100g이나 200g짜리 골드바는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고, 일부 큰손들은 5㎏, 20㎏짜리 골드바를 매입하기도 한다. 중국 신경보는“베이징의 한 다마는한 번에 400만위안(약 7억4000만원)어치 골드바를 구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마 부대가 앞다퉈 금을 사재기하는 것은 현재 금값을 바닥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투자가 공급 과잉 등으로 고수익을 안겨주지 못하고, 증시도 거듭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
이에 금테크 열풍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와 투자 시 성공전략 등에 대해 알아봤다.
◆ 金테크 관련 상품 인기몰이
가격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 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의 금 계좌에 돈을 넣어 두면 국제시세에 맞게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하는 상품이다.
30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145억원에 불과했던 골드뱅킹 잔액이 7월 24일 210억원으로 44.8%(65억원) 늘었다. 이 은행은 이달에만 20억원 넘게 순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뱅킹 규모가 가장 많은 신한은행도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4411억원이던 골드뱅킹 잔액은 2월 4296억원으로 감소했다가 6월말 4455억원으로 증가했다. 1월 수준을 회복한 것은 물론 저점(2월) 대비 3.7%(159억원) 늘어난 것이다. 금값이 폭락한 7월에는 지난달 보다 골드뱅킹 잔액이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20일 국제 금 가격 급락 이후 골드뱅킹 일일 계좌거래량이 금 가격 급락 이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바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 5월 30억원 수준이던 국민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6월 58억으로 93.9% 증가했다.
일반영업점이 아닌 PB센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올해 7월 14억원어치가 판매돼 전년 동기(7억원)보다 100% 급증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에서도 관련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28일부터 런던 금 시장 오후 고시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기타파생결합증권(DLS) 2종을 동시에 출시했다. 증권사들이 출시하는 DLS는 기초자산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같은 기초자산의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현대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같은 날 런던 금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증권은 ‘현대 able DLS 제290호’를 총 50억원 규모로 모집하고 NH투자증권도 ‘제1928회 DLS’를 100억원 규모로 판매 중이다. 이들 증권사의 상품이 모두 발행에 성공하면 이달 들어 15건 이상 금 관련 DLS가 발행돼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금 관련 DLS를 발행하는 것이다.
이 같이 금값 하락으로 “쌀 때 저가매수 하자”는 심리가 금테크를 부추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오는 9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대체자산인 달러의 강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달러의 가치는 왜 이렇게 자꾸 오르는 것일까. 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오는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전세계에 퍼져 있던 달러가 서서히 본국으로 유입, 달러 희귀현상이 달러 가격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금테크의 정반대측에 있는 달러화 예금과 달러테크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대체로 올해 금값이 1000달러 초반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일각에서는 800달러까지 붕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가 장기간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온스당 1000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값이 1000 달러 아래로 하락하면 2009년 이후 첫 사례다.
모건스탠리는 9월께 미국 금리인상과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금 보유량을 처분할 경우 온스당 800달러까지 폭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9월께 미국 금리인상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1~2년 동안은 금값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지지선이었던 온스당 1260달러가 무너진 후 금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생산원가 수준까지 금값이 하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로 사려고 하는데 다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9월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 금을 사도 늦지 않다”며 “다만 지금도 저점이어서 일정액을 매수한 후 금리 인상 후 추가매수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 어디서 어떻게 사는 게 현명할까
사실 금 판매채널은 다양하다. 은행, 홈쇼핑, 대형골드바 판매소, 동네 금은방 어디서든 금은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안정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은행에서 사는 게 제일 무난하다. 골드뱅킹은 부가가치세 외 은행에서 보관·운반하는 실물수수료가 부과된다.
KRX금시장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서 금을 살 수 있는 데 단위가 1Kg이기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에게는 적합치 않다. 홈쇼핑은 대개 판매마진이 많지만 12개월에서 최대 24개월까지 해주는 할부 매력은 잘 활용하면 유용하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판매가격과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 금의 순도라고 강조한다.
‘99.99 포나인’으로 돼 있는 금이 실질적으로 순도 테스트를 했을 때 그 이하인 97%밖에 안나오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또 하나는 골드바의 외형은 금인데 내부에는 납이 들어있어 40%는 금이고 60%는 납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손실은 결국 신뢰할 수 없는 곳에서 금을 구매하고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탓이다.
◆ 금테크 관련 전문가 조언들
금테크에 있어 금 계좌를 보유하는 것 즉 골드뱅킹을 할 것이냐 아니면 금실물 골드바를 살것이냐는 자신이 어떤 소유 목적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안전자산의 개념으로 산다고 하면 골드바를, 중·장기 투자목적이면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는 골드뱅킹이 유리하다.
골드바의 경우 금 실물로 보유한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다. 또 다른 금관련 상품과 달리 배당소득세가 없으며 특히, 매매차익에 세금이 없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가가치세와 은행, KRX금시장 등에서 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되는 점은 단점이다. 따라서 단기시세차익 보다는 중·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골드바는 살 때 부가가치세 10%를 떼고, 평균 5% 안팎의 수수료도 내야 한다”며 “따라서 금값이 최소 15%이상 오르지 않으면 되팔아도 차익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매채널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골드바 구입전에 반드시 가격비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계좌를 이용할 경우에는 골드바의 단점이 상쇄되지만 펀드 투자와 같이 금값이 떨어졌을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나 굉장히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는 점과 금값이 많이 올랐다해도 원화가치하락 시 실제 상승한 것보다 적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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