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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은 이달 31일부터 일반 자기앞수표 발행 수수료를 기존 장당 300원에서 500원으로 200원(66%) 올리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10만원권, 100만원권 수표 같은 정액권이 아니라 고객 요청에 따라 발급되는 비정액 자기앞수표에 대한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이 자기앞수표 발행 수수료를 인상한 것은 2010년 전산 시스템을 개편한 이후 처음이다. 보통 기업이나 개인이 거액의 현금을 인출해야 할 때 필요한 금액이 표기된 자기앞수표를 은행에서 발행한다.
정액권과 달리 일반 자기앞수표는 직원이 금액을 찍고 발행하는 업무를 처리하는 데 비용이 추가로 든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업무 처리 비용을 반영해 수수료 가격을 새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 은행이 정액권뿐만 아니라 일반 자기앞수표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업무 처리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고객과 여론 눈치를 보면서 수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신한·수협은행처럼 수수료를 책정해 놓은 은행도 주거래 고객에 대해서는 이를 면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자기앞수표 발행에 대해 수수료를 받다가 2007년 수수료 인하 바람이 불면서 없앴고 지금까지 안 바뀌고 있다"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감수하는 비용"이라고 분석했다.
씨티은행을 필두로 은행이 수수료 정상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은행은 초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축소되면서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관행에 따라 입출금, 송금 같은 대고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수수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 하지만 고객 이탈을 우려한 은행이 너도나도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서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형국이다.
은행이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제대로 책정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 수익성을 강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제대로 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비이자 비즈니스 범위가 확대되지 않는 한 국내 은행이 이른 시간 안에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 수수료 수입 중에서 송금 수수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포함한 대고객 수수료 비중은 7.5%다. 방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