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갯속 증시, 업종별 점검 / IT·인터넷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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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를 이끌던 정보기술(IT) 업종의 주가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주가 흐름만 본다면 한국이 과연 IT 강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IT주 부진은 코스피 전체 지수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 증시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일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111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연초 이후 16.1%나 추락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부진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가격 전쟁이 심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중국, 북미, 유럽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갤럭시S6 가격을 10% 이상 인하했다"며 "신제품 출시 이전에 재고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했지만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판매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3분기에는 삼성 스마트폰 ASP(평균판매단가)가 전분기 대비 16.8% 하락하면서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2.9% 감소한 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전망치를 38.5% 밑도는 24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주가도 연초보다 30% 이상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 상반기 대비 47%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을 제외하면 이익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00달러 이상 중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밀리는 형국"이라며 "TV도 시장 수요가 둔해진 상황이고 마진이 급격한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완성업체의 부진으로 IT부품 업체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30.2%), LG디스플레이(-29.5%), LG이노텍(-24.8%), 대덕GDS(-20.6%), 코리아써키트(-15.8%) 등은 모두 연초 이후 10% 이상 주가가 빠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부품업체의 경우 부품 단가 인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과거 중국 시장이 IT업체들에 기회로 다가왔다면 최근 중국 업체의 부상으로 오히려 '차이나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며 "이미 국내 IT업체들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중국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는 믿었던 라인의 부진이 뼈 아픈 상황이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컨센서스를 22% 밑도는 16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실적이 발표된 지난달 30일 네이버 주가는 8만4000원(13.95%)이나 급락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네이버가 2002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매출 감소가 꼽힌다. 포털 부문을 제외한 순수 라인 매출은 22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고 매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처럼 라인의 모바일 광고가 매 분기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던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크다"며 "광고매출 부진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성
IT 인터넷 업종 중 그나마 상황이 나은 분야는 게임이다. 게임 대장주 격인 엔씨소프트는 주가가 연초 이후 19.7% 올랐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2275억원)보다 25.2% 증가한 284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